문병곤(30) 감독의 ‘세이프’(Safe)가 국내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단편 부문 최고상인 황금 종려상을 수상했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 66회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문 감독의 ‘세이프’가 단편 부문에서 최고상의 영예를 안았다.

‘세이프’는 불법 사행성 게임장 환전소에서 일하는 여대생과 도박에 중독된 사내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을 은유적으로 비판한 작품이다.

▲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 中 ⓒ신영균문화예술재단

문 감독은 2011년 중앙대 영화학과 졸업 작품 ‘불멸의 사나이’(Finis Operis)로 칸 영화제 비평주간에 초청받은 지 2년 만에 공식 부문에서 최고상을 거머쥐어 한국 영화계의 또 다른 ‘신예’ 탄생이 아니냐는 주목을 받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세이프’는 지난해 5월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사장 안성기)에서 시행한 단편영화 창작지원사업 ‘필름게이트’ 제3차 공모 선정지원 작품이다. 신영균재단에서 500만원을 지원받고 300만원의 자비를 보태 총 제작비 800만원으로 만들어졌다.

신영균재단은 ‘세이프’ 선정 당시 “평범하지 않은 현실을 관찰하고 이야기에 반영하는 것만으로도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며 “극적 긴장감이 빼어나다”고 평가한 바 있다.

단편 부문에서 문 감독의 수상이 쾌거를 낸 데 비해 장편부문은 올해 경쟁 부문에 한 편도 진출하지 못해 아쉬움을 안겼다.

한편, 칸 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프랑스의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의 ‘블루 이즈 더 워미스트 컬러’(Blue is the warmest color)에게 돌아갔다.

이 영화는 동성애자 커플의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미국의 인기그래픽노블 ‘블루 앤젤’을 각색한 작품이다.

여우주연상은 이란의 아쉬가르 파르허디 감독의 영화 ‘더 패스트’(The past) 주연인 프랑스 배우 베레니스 베조가, 남우주연상은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네브라스카’(Nebraska)에 출연한 할리우드 스타 브루스 던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