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다양성 극영화로는 2번째…제작자 “완성도 평가 감사해”
제주 4.3 항쟁을 아름다운 영상미에 담아내 호평을 받고 있는 영화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 2’(감독 오멸, 이하 지슬)가 10만 관객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른바 ‘독립영화’로 불리는 다양성영화 중 극 영화가 10만 관객을 모은 것은 4년만의 일이다.
‘지슬’ 홍보사 측은 “(‘지슬’이) 12일 오전, 올해 다양성 영화로는 최초로 1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똥파리’(감독 양익준)에 이어 스크린 100개 이하의 국내 다양성 극영화로서는 두 번째 10만 관객을 넘었다는 것이 홍보사 측의 설명이다.
10만 관객 돌파가능성은 전날부터 점쳐졌다. 11일까지 집계된 영화진흥위원회의 박스오피스 순위에 따르면 ‘지슬’은 9만 9598명의 관객들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개봉중인 다양성 영화 부문에서 가장 높은 관객수 기록이기도 하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슬’의 10만 관객 돌파에 대해 “한국 독립영화 활성화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며 “그만큼 우리나라 독립영화 쪽에 작품성 있는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이 축적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가 너무 메이저, 블록버스터(영화)에만 신경을 집중할 것이 아니라 독립영화 쪽에도 보다 많은 지원이나 관심이 기울여져야 현재 축적된 저력이 더 좋은 작품들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보사 측은 “개봉 4주차를 맞았지만 관객들의 열렬한 응원과 입소문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며 “‘지슬’이 머지 않아 국내 다양성 극영화 최다 관객수인 ‘똥파리’의 기록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영진위 역대 박스오피스 집계에 따르면 ‘똥파리’는 12만 2918명의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지슬’을 제작한 권혁진 프로듀서는 이날 ‘go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슬’은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영화 내용은 이념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당시 살았던 사람들의 삶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보신 분들이 그런 부분을 공감하게 되고 입소문이 나게 되면서 조금 더 (많은) 관객분들이 찾아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인이나 유명 영화인들이 ‘지슬’의 ‘홍보도우미’로 나선 것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받을까 궁금했는데 그분들도 보시고 나서 ‘슬프지만 아름답다’며 작품의 완성도를 평가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의도를 왜곡되지 않게 받아주시고 봐주셔서 더 고마운 것 같다”고 밝혔다.
‘지슬’ 측은 관객들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오는 15일부터 ‘지슬’을 관람하는 관객들을 대상으로 선착순 50명씩 영화의 명장면, 명대사를 담은 특별 제작 엽서를 증정할 예정이다. 총 5000부 한정제작된 엽서에는 영화의 미공개 스틸이 담겨있으며 각각 순번까지 새겨져 있어 ‘지슬’을 아끼는 관객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슬’은 지난 1948년 미 군정의 소개로 시작된 4.3 항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영문도 모른채 희생당해야 했던 제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지난 1월 한국영화 최초로 세계 최고의 독립영화제인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