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수 악재보도 앞서 ‘고수익 환매’ 요구…네티즌 “간부는 깡패짓, 원장은 댓글지시”
국가정보원이 조직적 대선 개입, 민간인 사찰 의혹에 이어 국정원 간부가 직원 수십명에게 주식 투자를 알선했다는 보도가 17일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한겨레>는 이날 1면 기사에서 이헌수 신임 국가정보원 기획조절실장이 과거 국정원 재직 때 지인이 운영하는 화장품회사 ㄱ사의 비상장 주식에 수십명의 국정원 직원들이 투자하도록 주선하고, 이 업체의 악재가 공개될 것을 미리 파악한 뒤 그 전에 60%의 수익을 얹어 투자금을 돌려받도록 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ㄱ사가 큰 타격을 받아 다른 투자자들의 주식 가치는 사실상 ‘깡통’이 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ㄱ사의 양아무개(61) 대표가 투자자 중 한 명인 국정원 전 직원 안아무개(60)씨를 상대로 낸 민형사소송 과정에서 확인됐다.
신문이 입수한 대구고법 재판기록에 따르면 양 대표는 재판부에 낸 진정서에서 “이헌수가 본인에게 투자 소개를 한 인원은 90여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부분 국정원 직원들이었고 50~60%는 아직 현직에 근무하는 자들”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겨레>는 지난해 6월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같은 사건의 민사재판 증인신문조서를 봐도, 이 실장은 국정원 직원 20명 이상을 ㄱ사에 소개해 투자를 유치해줬고, 1인당 투자금액은 1000만~2000만원씩이었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투자 주선이 시작된 2000년 당시 이 실장은 국정원 해외정보 분야에서 일했다.
이후 한 소비자단체는 ㄱ사 화장품에 방부제가 들어 있다는 내용의 문제제기를 준비했다. 이를 미리 알고 이 실장은 국정원 직원 등의 보유 주식을 환매해 달라고 양 대표에게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서부지법 증인신문에서 “소비자단체에서 문제제기를 할 때 (양 대표가 나에게) 수습 방법을 문의하여 (내가) 소비자단체와 연락을 취한 후 수습이 어렵다고 판단되어 (양 대표에게) ‘혹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미리 환매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환매 요구를 받은 양 대표는 2003년 1~4월 국정원 직원 등에게 평균 60%의 수익을 얹어 환매해줬다. 당시 투자수익을 돌려받은 90여명 중 59명의 ‘환매현황’을 보면, 이 실장은 모두 9억여원의 투자금을 주선한 것으로 추정되고 환매된 금액은 15억5000여만원이었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소비자단체의 주장은 2003년 7월2일 방송에 보도됐으며 이런 상황을 모르던 일반인 투자자 상당수는 투자금을 모조리 잃게 됐다. 현재 ㄱ사는 명의만 있을 뿐 사업을 하지 않아, 주식은 휴짓조각과 다름없다. 양 대표는 “국정원 직원들이라 혹시 문제가 생길지 몰라 미리 환매를 해줬다. 환매로 나간 돈 때문에 회사가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국정원 간부 이헌수 실장은 “당시 양 대표가 사업이 힘든 상황이어서 선의로 국정원 직원을 포함해 30여명을 소개해준 것이 전부”라며 “그들이 또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면서 인원이 늘어났다. 나는 투자금을 하나도 돌려받지 못했고, 양 대표를 도우려고 대출을 받으면서 담보로 잡은 집도 잃었다”고 해명했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조국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17일 트위터에 “국정원이 민간인 사찰하고 대선 개입하는 것은 짐작했는데, 간부가 주식 브로커 노릇하다가 깡통 전 환매할 줄은 상상 못했다”며 “나의 한계!”라고 개탄했다.
조 교수는 “애국적 정보요원을 꿈꾸며 국정원 들어간 분들의 심정이 어떨까?”라며 “정권옹위해야 한다며 민간인 사찰 시키고, 정권재창출해야 한다며 댓글공작 시켰으니...”라고 국정원 상황을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지하경제의 달인일쎄...나라꼴 한심”(평*), “국정원의 본업 하나 추가... 주식투자 후 깡패짓”(이젠****), “국정원이 다양한일을 하는 곳이구나, 정말 바쁘시겠다”(에*), “국가정보를 지 배불리는데 사용했구나! 걍 국정원 없애라!! 양아치들 세금이 아깝다!”(엽기**), “기조실장은 주식투자알선, 원장은 인터넷 댓글 지시, 문 닫아라”(사람사***), “주식정보원이네. 줄여서 주정원”(베타**), “지들끼리 돈싸움 벌어져 소송과정에서 알려졌고 보수신문 등 대부분 신문은 침묵하고...나라가 굴러가는 게 신기할 정도”(San******), “이젠 국정원이 주가조작까지 하시는군요. 이제 마약거래만 하면 마피아랑 동급이 되겠네요”(PM**)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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