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탈없이 다니던 강남 대치동 ‘고3’ 투신

김형태 교육의원 “죽음 내모는 경쟁교육 그만”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에서 인근 고등학생 3학년 김아무개(17)군이 1일 오전 7시경 떨어져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2일 <한겨레>에 따르면 김군은 오전 등교시간에 집을 나서자마자 도로 건너편에 있는 이 아파트 꼭대기층인 14층으로 올라가 뛰어내렸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에는 김군이 14층까지 올라가는 모습이 찍혔다.

지난주 금요일인 3월 29일 김군은 학력평가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았지만 중하위권이던 2학년 때 성적과 별 변함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은 뒤 처음 등교하는 날이었다.

장성원 수서경찰서 형사과장은 “김군이 고3이 돼서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3월 모의고사에서 성적이 생각만큼 오르지 않아 많이 고민했다고 가족들이 진술했다. 성적을 비관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또 장 과장은 “가족과 학교 쪽의 진술을 모두 들어본 결과, 학교폭력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서도 남기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김군의 휴대전화도 조사했지만 투신 동기가 될 만한 별다른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군이 다니던 학교의 교장은 “전혀 짐작하지 못한 일이다. 1학년 때는 부반장을 했고 선생님을 잘 따르던 활발한 아이였다”며 “지난 3월 모의고사 성적도 이전보다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투신 이유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학교측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해 5월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한 정서행동발달 선별검사에서도 ‘정상’이었으며 지난 2년간 결석이 하루도 없을 정도로 성실했다.

다만, 김군이 다니던 학교는 2009년부터 3년 동안 학교를 중간에 그만둔 학업중단 학생이 160명으로 서울시내 일반 고교 가운데 가장 많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경북지역 자율형사립고에서 전교 1등도 했던 고교생 권아무개(16)군이 “제 머리가 심장을 갉아먹는데 이제 더 이상 못 버티겠어요”라는 문자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버린 바 있다.

김형태 서울시교육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서 “정말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청소년들의 자살 소식”이라며 “학생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경쟁 교육 이제는 중단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학생들을 살리자고 하는 교육이 거꾸로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으니 얼마나 더 많은 학생이 죽어야 이 죽음의 질주는 멈출까요?”라며 “아이들아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