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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탑농성 후유증 심각…자율신경계 다 망가트려고압전류‧진동 치명적, 불면‧화병‧우울증…노동자들의 ‘고공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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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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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3.24  11:12:13
수정 2013.03.25  10:4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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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현재,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국정조사’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철탑에 오른 지 125일 째를 맞았다. 또, 현대차 사내하청 해고자들이 목숨을 걸고 송전탑에 올라 회사의 ‘불법파견 인정’과 ‘모든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 등을 외친 지는 159일이 됐다.

지난 15일, 이 중 쌍용차 해고노동자 문기주 씨가 좌측어깨 인대파열로 인한 심한 통증으로 불면증 증세까지 보여 입원치료가 불가피하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철탑농성 116일 만에 링거를 맞은 채 철탑에서 내려왔다.

그러나 쌍용차 한상균, 복기성 씨, 현대차 최병승, 천의봉 씨는 여전히 고압전류가 흐르는 송전탑에 남아있다. 이들을 진료한 의료진들은 이들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지쳐있는 상태로 치료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 24일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국정조사’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철탑에 오른 지 125일 째를 맞았다. 이 중 문기주 씨는 지난 15일 건강악화로 인해 철탑에서 내려왔다. ⓒ 이창근 쌍용차지부 기획실장 트위터
철탑, 미세 진동 온몸으로 전달…“자율신경계 이상 생겨”

고압전류‧진동에 의한 후유증 심각…“노출 시기 줄여야”

직접 철탑에 올라 쌍용차 노동자들을 진료한 '인도주의실천 의사협의회' 정형준 정책국장은 ‘go발뉴스’에 “철탑 주위에 도로가 있어 차가 지날 때마다 철탑이 흔들려 미세 진동이 온몸으로 전해진다”면서 “진동은 몸에 해로운 것 중 하나로 진동에 의해 자율신경이 망가지게 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자율신경이 망가지게 되면 위치 감각을 상실하게 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걸을 때 바닥을 보지 않으면 걷지 못한다. 어느 정도 수준으로 발을 디뎌야 하는지 직접 눈으로 보지 않으면 판단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또, 균형 감각이 무너진다. 어르신들이 지팡이를 짚게 되는 이유가 균형을 잡지 못해 휘청휘청 하기 때문이다. 이런 증상이 젊은 날에 생길 수 있다.”

그는 이어 “고압전류나 진동에 의한 (자율신경)손상은 지금 당장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라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노출 시기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양실조나 단순한 근력저하는 충분한 영양분 섭취와 운동으로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누적 돼 나타나는 이런 신경학적 증상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다. 대표적으로 309일 동안이나 크레인에서 생활한 김진숙 씨가 그렇다. 걷고 움직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자율신경이 다 망가지는 거다. 고압전류나 진동에 노출 되는 시기를 줄여야 한다.”

실제로 김진숙 지도위원은 ‘go발뉴스’에 여전히 소화기능 장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시 예민해진 신경상태가 회복 되지 않아 지금도 약을 먹어야만 잠을 잘 수 있다고 전했다.

“내려오고 나니까 발목부터 무릎, 허리, 어깨까지 관절이 다 문제가 됐었다. 아직도 밥을 못 먹고 죽을 먹고 있다. 지금 철탑에 있는 분들도 잠을 거의 못 잔다고 한다. 나도 크레인에서 잠을 거의 못 잤다. 내려와서도 예민해진 신경상태가 회복이 잘 안 된다. 약을 먹어야 잠이 드는 형편이다. 그래서 지금 철탑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걱정이 된다.”

   
▲ 24일 현재, 현대차 사내하청 해고자들이 목숨을 걸고 송전탑에 올라 회사의 ‘불법파견 인정’과 ‘모든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 등을 외친 지 159일이 됐다. ⓒ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사람이 그리워”…심리적으로 우울해 있는 상태

간과 심장에 열…“화병 증세 보여”

현대차 고공농성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차 최병승, 천의봉 씨를 진료했던 '평화와 건강을 위한 울산 의사회' 양동석 대표는 'go발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농성자들이 사람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그들의 심리 상태를 걱정했다.

“지난 18일 한의사 두 분과 심장내과 선생님이 진료차 철탑에 올라갔다. 진료장비도 마땅히 챙겨가지 못했는데 두 시간이 다 되도록 내려오지 않는 거다. 왜 안내려오나 했더니 말동무를 하고 있었던 거다. 밑에서 농성하는 분들도 있긴 하지만 전화로 대화할 뿐 사람 얼굴을 못 보니 이분들이 사람을 굉장히 그리워하는 것 같다. 우리가 옆에서 보는 것과 다르게 마음이 굉장히 우울해 있는 상태다.”

당시 이들을 직접 진료한 민들레 한의원 이정배 한의사는 “특히, 천의봉씨가 건강이 좋지 않다”며 “간과 심장에 열이 많이 차 있고, 화병 증세가 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불면증, 소화기 장애, 요통, 어깨 통증, 약간의 혈압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숨 건 고공농성…또 다른 쌍용차, 현대차 사태 막아야

'그들만의 문제' 아닌 '우리 모두의 일'

쌍용차 문제와 관련, 대선 기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국정조사를 약속했다. 그러나 대선이 끝나자 이들은 입을 다물었다. 또 현대차 사측은 대법원의 판결조차 이행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 문제는 이미 법이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라고 인정한 사안이다. 이들은 '약속을 지켜달라' ‘법을 지켜달라’며 철탑에서 호소하고 있다.

누군가는 그들이 목숨을 담보로 ‘떼를 쓰고 있다’고 말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귀족노조’ 발언이 여실히 보여주듯 이들의 정당한 외침은 그저 그들만의 문제로 치부되고 있다.

그러나 쌍용차 문제에는 ‘먹튀자본’, 회계조작에 의한 부당한 정리해고, 비정규직 불법파견, 민주노조 말살 등 우리 사회 기업윤리와 노사문제가 집약되어 있다. 쌍용차, 현대차 문제 등이 해결되어야 하는 이유는 이 얽힌 실타래를 풀지 못하면 다른 기업들의 불법적 정리해고, 불법파견, 민주 노조 탄압 또한 막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쌍용차, 현대차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고공농성이 비단 그들만의 문제가 될 수 없는 이유다.

한편, 지난 20일 충남 아산 유성기업 노조 홍종인 지회장이 건강악화로 151일 동안 벌여온 천막농성을 접고 공장 앞 5m 높이의 굴다리에서 끝내 내려왔다. 노조는 홍 지회장이 장기간 제대로 일어서지 못한 상태로 지낸 탓에 팔과 다리 근력이 급격히 소진된 데다 혈압도 높은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 2011년 노사간에 합의한 야간노동폐지 시행을 촉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던 유성기업지회에 대해 사측은 직장폐쇄와 용역투입 등 노조파괴를 위한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 이에 홍종인 지부장은 지난해 10월 회사 쪽의 노동조합 파괴 중단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여왔었다.

   
▲ 지난 20일 충남 아산 유성기업 노조 홍종인 지회장이 건강악화로 151일 동안 벌여온 천막농성을 접고 공장 앞 5m 높이의 굴다리에서 끝내 내려왔다. ⓒ 유성기업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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