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텍스 제품 조사…업계관계자 “브랜드별 가격정책 달라”

공정위 조사대상 업체 “단순 고어텍스땜에 비싸지는 않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고어텍스 아웃도어 제품에 대한 가격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간 ‘고가’로 인식돼 온 고어텍스 제품의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어텍스 제품이라고 해서 특별히 비싼 것은 아니라는 반론이 나오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이들의 목소리를 얼마나 귀담아 들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언론을 통해 공정위 조사대상으로 지목된 브랜드는 이른바 ‘아웃도어 3대 브랜드’다. 노스페이스와 코오롱 스포츠, K2가 그것이다. 여기에 10대 업체로도 조사범위가 확대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go발뉴스’의 취재 결과 이들 3대 브랜드 외 다른 브랜드도 공정위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조사를 받은 브랜드들은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A브랜드 관계자는 “저희도 보도를 보고 (조사내용을) 알았다”며 “조사를 진행했다는 것만 알고있다. (공정위가) 어떤 것을 보고갔는지 저희쪽에서 알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B브랜드 관계자도 “(공정위 조사관련) 특별한 입장은 없다, 조사나올 때 특별히 뭘 보겠다고 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보도를 보고 이런거구나 하고 짐작만 하는거지 공정위가 공식적으로 무슨 조사를 할 것인지 밝힌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C브랜드 관계자는 “일단 지켜보는 상황이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 이전에 섣불리 말씀드리는 것은 아직은 아닌 것 같다”며 “저희는 (조사에서) 다 공개를 했고 결과를 기다린 다음 입장을 (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고어텍스 제품 가격이 특별히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에 대해서는 ‘억울하다’는 듯한 입장을 취했다.

B 브랜드 관계자는 “고어텍스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는 것 자체는 말이 안되는 것 같다. 가격대가 20만원부터 80~90만원대 제품까지 있다”며 “고어 사(社) 측에서 고어텍스를 썼으니 가격을 얼마이상 받아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을 준 것은 아니다. 단순히 고어텍스를 썼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는 것은 성립되지 않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고어사는 (각 브랜드에) 고어텍스 소재를 제공하면서 최종 가격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제품가격은 브랜드들이 마케팅이나 여러 요인 반영돼서 결정된다”며 “제품 가공이나 수많은 요인이 있다. 고어텍스를 쓰지 않은 제품들도 비싼 제품이 많다. 소재로만 이야기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변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어텍스 제품이 비싼 것은) 당연한 결과다. 원단자체가 비싸다”며 “가공을 할 때 거의 두배 가까이 (비용이) 든다. 단순히 박음질만 해서 옷을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원단을) 버리는게 반이라고 보면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아웃도어 제품이) 생필품은 아니지 않느냐. (한 회사에서 운영되는) 브랜드마다 가격정책이 다르다”며 “예전에 등산복은 싸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기는 한데 이제 아웃도어는 여러 가지 라이프스타일로 들여오면서 브랜드 가치가 더해지는 것도 있다. 그만큼 기술력과 디자인의 가치가 더해지지 않았나”라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011년 12월 발표한 아웃도어 재킷 품질검사 결과는 주목해 볼만한 대목이다. 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비교사이트 ‘티 게이트’(Tgate)에 올라온 해당 자료는 소비자시민모임이 한국섬유기술연구소에 의뢰해 그해 9월부터 11월까지 아웃도어 9개 브랜드의 12개 제품의 가격 및 내구성, 안정성에 대한 품질검사를 실시한 내용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모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의 제품 중 고어텍스 소재 재킷과 이보다 저렴한 하이벤트 소재 재킷을 비교한 결과, 내수도 면에서는 고어텍스 제품이 하이벤트 제품보다 1.9배 우수했으나 세탁을 3회 실시한 후에는 고어텍스 제품의 내수도가 52.4% 떨어져 하이벤트 소재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수도는 두 제품 모두 5급으로 조사됐다. 다만. 투습도는 고어텍스 제품이 하이벤트 제품보다 1.5배 높게 나타났다. 두 제품의 가격차이는 약 16만원(하이벤트 19만원, 고어텍스 35만원)이었다.

한편, 김동수 전 공정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고어텍스 가격이 비싸다면서 유통경로를 살펴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때문에 공정위의 이번 조사를 두고 김 전 위원장의 당시 발언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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