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에도 소비자가격 그대로…직거래‧온라인쇼핑몰 활발
돼지고기 값이 급락하며 양돈농가가 심각한 적자 상태가 됐다. 그러나 돼지고기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데도 소비자가격은 그대로여서 소비자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업계 관련자는 “유통 단계의 문제”라며 “마지막 단계인 소매의 유통 마진이 많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최근 대한한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이달 14일까지 전국 한돈 농가 6020곳의 적자규모는 총 6440억원으로 집계됐다. 농가 1곳당 1억600만원의 적자를 본 셈이다.
올해 들어 적자규모가 더욱 큰 폭으로 확대되며 지난 1월 1613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이달에도 보름만에 666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돈농가의 적자는 넘치는 수요로 인한 돼기고기 가격 하락이 주요 원인이다. 지난 2011년 구제역 파동시 공급이 부족했던 돼지를 농가가 꾸준히 사육해 오며 도축두수가 늘어난 것이다.
대한한돈협회 정책기획부 최재혁 대리는 ‘go발뉴스’에 “(돼지고기)물량이 많아졌다. 양돈산업이 1년에 (총 물량)평균 1450만돈에서 1500만돈 정도인데 이 추세라면 2013년에는 1700여만돈으로 늘 전망”이라며 “농산물은 1% 차이가 가격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데 양돈은 250만돈이 늘어난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최 대리는 “예전 돼지 도매시장 가격은 kg당 4500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3000원 수준”이라며 “경기 불황 등으로 식당 가격이 오르지 않아 소비자는 비싸게 사먹고, 농가는 농가대로 적자”라고 밝혔다.
최 대리는 “유통업자나 상인들이 (돼지고기 가격 하락으로) 이득을 보지 않겠냐”며 “수급조절, 원산지 표시단속, 정부에서 돼지 한 마리당 나오는 부산물(1만5000원 상당)이라도 수출 해달라는 등의 요구를 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산지에서 도매업자가 가져오면 또 일반 도매업자가 구매하며 백화점이나 마트, 소매단계로 넘어가며 사이 사이에 마진이 붙는 것”이라며 “하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유통 거품이라는 것이 안 받을 걸 받는 게 아니라 간소화 시키는 것”이라며 “직거래나 유통 단계를 2,3단계만 줄여도 평균 가격이 상당히 저렴해진다”고 말했다.
때문에 돼지고기나 소고기 등 축산품의 유통 단계를 줄인 인터넷 전문 쇼핑몰이나 직거래 장터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추세다.
5곳의 농가가 조합원으로 함께 운영하는 한 온라인 직거래 사이트는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이 사이트의 대표는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유통 단계를 최소화한 직거래로 농가도 좋고 소비자에게도 좋은 기회”라며 “오후 6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바로 배송 받을 수 있다”며 신선함을 자랑했다.
사이트로 고기를 구매한 한 소비자는 “좋은 선택이었다”며 “질이나 맛, 포장상태가 모두 좋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소비자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처음 구입해봤다”며 “매번 마트에서 구매했었는데 가격은 확실히 더 싸고 좋은 것 같다. 자주 이용하겠다”고 글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