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다 해먹어라”…홈플러스 “아직 시험일뿐”
홈플러스가 서울시내 한 개인 슈퍼마켓에 물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를 두고 홈플러스가 도매업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형 마트들이 도매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기존 도매업자들이 타격을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의 ‘선택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타났다.
SBSCNBC는 “대형마트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해 8월부터 서울 구의동 K슈퍼에 자사 제품을 공급해 온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며 “공급하는 제품은 아이스크림과 담배를 제외한 전 상품군이며, 홈플러스 자체 브랜드(PB) 상품도 포함돼 있다”고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급가격은 기존 대리점보다 10%가량 싼 것으로 전해졌으며 개인사업자의 요청에 따라 매장내 고지물과 가격표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매체는 “슈퍼상품 공급은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상품을 대주는 상생모델”이라는 홈플러스 관계자의 말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상품 공급을 제외한 매장 진열, 운영 등에 대해 일체 관여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트위터리안들 사이에서는 비판적인 시각들이 이어졌다.
트위터 상에는 “대기업이 다 해먹어라”(@Byung****), “자기들끼리 다 해 먹을라하네”(@chaeb****), “도매상들도 죽이려 하는군”(@chounghwa****)“도매업종의 몰락을 예고하는군요”(RyuG****) 등의 글이 올라왔다. 아이디 ‘Schindle****’는 “처음에는 싸겠지만 나중에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인상되지 않을까”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홈플러스 관계자는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진출이란 말을 쓰기가 조금 부담스럽다”며 “그야말로 트라이얼(trial, 시험)”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사업확장을 개런티할 수 없다. 저희도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라며 “정식확장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전했다.
대형마트의 도매업진출과 관련, 유통전문가인 전태유 세종대 산업대학원 교수는 ‘go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성장을 해야하는 것이 기업의 생리인데 마트의 경우, 성숙기에 와 있고 더 이상 성장의 한계가 있으니 도매를 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 교수는 “갈수록 출점이 안될 경우, 내부개혁을 해야 하는데 경영합리화 내지 효율화라는 이름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직접 벤더(vendor, 다품종 소량 도매업)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싼 제품을 사면 좋지만 마트와 상품이 별로 다를 게 없다면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것”이라며 “일반 소매점에 들어와야 할 상품 대신 PB상품이 들어와 있으면 그만큼 소비자는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트의 도매업 진출에 대한 기존 도매상들의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전 교수는 “(앞으로) 어느 나라든지 도매업이 영세하면 유통 경로상 경영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도매업이 자생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춰야 한다”며 “도매업 스스로 제품을 개발하거나 제조업체보다 더 많은 소비자정보를 가지면서 제조업체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도매업 자체의 볼륨을 키워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전 교수는 도매상 중심의 ‘볼런터리 체인’(voluntary chain)을 통한 협업체제를 제시했다. 전 교수는 “도매상이 중심이 돼 협업화 된 구조를 만들면 도매상은 물건을 공급해서 좋고 소매상은 혼자 (물건을) 주문하면 비싸지만 여러 소매상이 합치면 싸다. 그런 역할을 도매상이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