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최필립 사퇴, ‘정수장학회’ 환원문제 못덮어”

故김지태씨측 “환원해야 문제 끝나, 꼼수처분 안돼”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는 최필립 씨가 25일 정수장학회 이사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선정국을 뜨겁게 달궜던 정수장학회 환원문제가 다시 이슈로 부상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야권은 최 씨의 사퇴로 인해 정수장학회 문제가 묻혀져서는 안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26일 김정현 부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과거사가 그렇게 해결될 것 같으면 누가 고민하겠나”라며 “박 대통령이 취임하자 사퇴의사를 밝힌 것은 뭔가. 아마 그동안 기다린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김 부대변인은 “(최필립 씨는) 박 대통령에 누를 끼칠 것 같으면 자신이 MBC 사태와 부산일보 문제에 책임져야 한다”며 “그리고 이 모든 문제는 박 대통령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부대변인은 “최필립 이사장이 사퇴하고 정수장학회가 모범적으로 백 번 천 번 운영된다고 항간의 따가운 시선이 불식되는 것은 아니”라며 “말 그대로 MBC와 부산일보를 사회에 환원하고 해직언론인들을 원상 복귀시켜 국민언론으로 돌려놓는 것이 시급한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민병렬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최 씨의 사퇴와 관련, “한편에서는 박정희 정부가 고 김지태씨의 재산을 강탈해 세운 정수장학회를 두고 벌어진 ‘장물’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하고 있다”며 “‘장물’ 논란은 이제부터 본격화할 수 밖에 없다. ‘장물’ 논란은 사회환원과 맞물린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부산일보는 정수장학회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정수장학회 사회환원 문제는 부산일보 편집권 독립과도 연결돼있다”며 “정수장학회 ‘장물’ 논란이 불거지지 않으려면 정수장학회 사회환원이 이뤄져야한다. 새 이사장은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로 선임돼야한다”고 주문했다.

이정미 진보정의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내고 “부일장학회를 강탈해 불법적으로 재산을 축적하고 박 대통령의 정치자금줄이 돼왔던 과거사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대변인은 “이번 이사장 사임으로 어물쩍 과거사를 덮어서는 안된다”며 “박 대통령은 전 국민을 대표하는 위치에 선 만큼 정수장학회 과거사에 대한 사과와 재산환원 조치가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김지태 씨의 5남 김영철 씨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 이사장은 장학회의 관리인에 불과하고 관리인이 물러나는 시기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합 차원에서 정수장학회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유족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최 이사장이 있을 때의 각본대로 그가 물러나고 외형적인 모양새만 갖춘 후 (재산을) 매각하는 것”이라며 “정수장학회를 유족들과 사회 명망가, 사회에 환원하는 것만이 대통합과 민주화에 걸맞는 행동이고 그래야 완전히 정수장학회 문제가 끝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씨는 “꼼수를 부려 정수장학회를 처분하고 선거자금 등으로 쓰려한다면 역사적으로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박 대통령 본인을 모두 욕보이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문제를 다룬 기사를 내보낸 이후 지난해 해고당한 이정호 전 <부산일보> 편집국장은 최필립 씨의 사퇴와 관련,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최 이사장은 지난해 (사회환원) 문제가 불거졌을 때 대선이 끝나면 물러나겠다는 얘기를 했었다”고 언급했다.

이 전 국장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며 이제 내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하거나 새 정부에 누가 되기 싫은 점도 있었을 것”이라며 “최 이사장의 사퇴가 정수장학회 사회환원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에 앞서, 최필립 씨는 25일 각 언론사에 보낸 팩스를 통해 “오늘자로 그 동안 봉직해왔던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을 물러나고자 한다”며 “이제 이사장으로서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만큼 모두 용서해주시고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최 이사장의 사퇴의사 표명은 박 대통령의 취임식날 나와 주목을 끌었다.

최 씨는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기간 중 정수장학회와 관련된 근거없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며 “저의 행보가 정치권에 말려들어 본의 아니게 정치권에 누를 끼치게 될 것을 우려해 그동안 이사장을 지킨 것”이라고 전했다. 정수장학회에 대해 “한치의 과오도 없이 투명하고 모범적으로 운영돼 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최 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의전비서관 등을 역임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지난 2005년부터 정수장학회 이사장 직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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