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증세없는 복지 말한 적 없다” 발언.. 새누리 ‘혼선’

원유철 “발언 잘못 전했다” 진화.. 野 “국민 혼란 조장” 비난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증세없는 복지’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전언을 두고 진실게임이 벌어졌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10일 오전 11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 원유철 신임 정책위의장을 청와대로 불러 회동을 가졌다. 지난 2일 유 원내대표와 원 정책위의장이 선출 된 지 8일만에 처음 이뤄진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간의 회동이다.

박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와 만나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청와대 개편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으로 둔다는 데에 당청간 사이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러나 문제는 회동이 끝난 직후 열린 국회 브리핑에서 발생했다. 원유철 의장은 박 대통령이 회동에서 “한 번도 증세 없는 복지라는 말을 직접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공개했다. 원 의장은 “전체적으로 재정이 어려우니깐 경제를 활성화시키자, 대통령 말씀은 선(先) 경제활성화 후 세금논의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그러나 유승민 원내대표은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원 의장의 발언을 거론, “내가 들은 바로는 박 대통령이 ‘증세없는 복지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한 적은 없다”며 브리핑을 전면 번복했다.

파장이 커지자 원 의장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잘못 전한 것 같다”며 급히 진화에 나섰다. 원 의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받아 적을 상황이 아니어서 정확한 워딩을 옮기기가 좀 그렇다. 제가 잘못 전달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대통령의 말씀 취지는 국민들이 어려운데 정치권이 증세부터 얘기하는 건 좀 그렇지 않느냐. 경제가 활성화 되면 복지에 필요한 재원이 마련될 테니 국회에 계류된 경제 활성화 법안을 통과시키는데 협조해달라는 거였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증세없는 복지’라는 표현이 언론 보도를 통해 만들어진 조어인 만큼, 박 대통령이 증세와 복지 문제에 대해 여당 지도부 입장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비슷한 취지의 대화가 오간 것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나온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증세는 국민 배신’이라고 해서 서민 마음에 불을 지르더니 오늘은 또 무슨 말을 하는 것인가”라며 “대통령의 영혼 없는 말씀에 국민은 혼란스럽기 그지없다”고 비난했다.

유 대변인은 또 2012년 12월4일 대선후보 TV 토론 당시 박 대통령의 발언을 환기시키며 “문 후보의 질문에 답했던 것을 잊으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당시 새누리당 후보였던 박 대통령은 민주통합당 후보였던 문 대표가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하냐”고 묻자 “그러니까 제가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며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표는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며 “경제가 몹시 어려운 지금이야말로 복지를 통한 성장 전략을 채택할 때”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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