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강연 성황…“소방관 ‘의자닦기’ 참담하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23일 “국가조직을 유린하고, 편향되고 왜곡되게 사용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표 전 교수는 이날 오후 5시 부산 부산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 사회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란 주제의 강연에서 “국정원 일부 고위층과 몇 몇 정치 관료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국정원을 어지럽히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표 전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국정원 요원의 여론 조작 사건, 소방관들의 대통령 취임식장 의자 청소, 법조계의 전관예우 관행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의 정치적 선동·폭력성에 대해서는 감싸고 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강연에는 20대 대학생부터 50~60대 중·장년층까지 500여명이 참석했으며 2시간 반 동안 오프닝 공연, 표 전 교수 강의, 질의응답 시간, 프리허그 타임 및 사인회로 진행됐다.
표 전 교수는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국가는 정의롭게 운영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소방관들이 대통령 취임식장 의자를 청소한 사건에 대해 “소방직 공무원분들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업무를 수행하시는 분들”이라며, “(이분들이 대통령 취임식장 의자를 닦은 것은) 참담한 소식”이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화마와 싸우고 인명구조를 하시는 분들에 대한 처우가 너무 열악하다”며 “수당, 위험에 대한 안전 대책, 노후 보장 등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흥원 국무총리 후보자의 전관예우 논란에 대해선 표 전 교수는 “(능력이 뛰어나 받는) 월 3000만원이라는 액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월 3000만원의 대가가 로펌이 수임한 사건에 영향력을 미쳐달라는 것일 때”라며, “공직에 있을 때의 지위가 이용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법조계의 제 식구 감싸기 관행도 비판했다. “그랜저 받았는데 사랑의 징표라고 무죄를 받았다. 사랑하려면 그랜저 정도는 줘야줘”라고 비꼬았다.
일베 사이트에 대해서는 표 전 교수는 “일베 회원 다수는 우리의 가족이고 친구고 이웃이다”며 “그들의 이면에는 믿고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과의 돈독한 관계가 깨져 있다”고 감쌌다. 이어 “(일부 일간베스트 회원 등 아픔이 있는 사람들은) 가족과의 대화 단절, 경제적 문제 등을 겪고 있다”며 “사회 안전망을 확충해, 가정이 안정되고 서로 간에 믿고 사랑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이날 ‘한국 사회에서 정의란 무엇인가’ 강연에서 △행복의조건 (1. 전쟁·범죄 등 위험으로부터의 안전 2. 믿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돈독한 관계) △평균적 정의(모든 사람이 법 앞에 평등) △일반적 정의 (준법, 도덕, 윤리 등 개인의 사회적 의무) △ 배분적 정의(개인의 능력이나 사회에 공헌·기여한 정도에 따라 다른 대우) △정의로운 사회(1. 어떤 차별도 없이 모두가 법 앞에 평등한 사회 2. 공정한 절차가 보장되어, 누구나 결과에 승복하는 사회 3. 불법·비리·반칙 저지르는 자는 반드시 처벌받는 사회) 등에 대해 말했다.
표 전 교수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가장 약한 사람이 ‘그래, 괜찮아, 공정해, 받아들일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도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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