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통령이 오는 3월에 열릴 자원외교 국정조사 청문회를 두고 선제적 방어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부 내용이 정치적으로 민감하다 보니 회고록에 대한 여야의 해석은 분분하기만 하다.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지난해 가을 출간될 예정이었다. 이 전 대통령 본인도 ‘이른 출간’을 원했을 정도로 적극적이었다는 게 측근의 얘기다. 그러나 이는 기록과 보완상의 문제로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측근들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 출간을 위해 지난 2013년 5월부터 1년 이상 회의를 가졌다. 회의는 매주 화요일마다 열렸고 이 전 대통령의 측근 5~6명이 고정 맴버로 참석했다. 외교 문제, 금융위기 등 민감한 이슈를 다루는 날이면 당시 관련 참모들과 전문가들이 회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고록 집필 작업에 참여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30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책의 완성도를 높이고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안들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출간 시기를 늦춘 뿐”이라고 밝혔다. ‘회고록이 너무 이르다’는 친박계의 지적에 반박한 셈이다.

이 전 수석은 “회고록은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일”이라며 “당시 자원외교가 국정조사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는 예측 하지 못했다. 타이밍이란 본래 주관적인 것 아니냐”며 선제적 방어 의혹을 일축했다.

▲ ©YTN

그러면서 “책을 다 읽은 사람들 중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쓰려고 노력을 했구나’라고 평가해줄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는 사람마다 입장은 다를 것”이라는 자신의 견해도 덧붙였다.

<대통령의 시간>에 수록된 남북 정상회담 등 외교 문제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논란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전 수석은 “정치적으로 논란이 될 부분은 덜 쓰는게 좋겠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회고록 2편 출간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될 것이니 지켜봐 달라.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골라 겸허한 마음으로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후기에서 “책을 쓰면서 ‘사실에 근거할 것, 솔직할 것, 그럼으로써 후대에 실질적인 참고가 될 것’이라는 원칙을 갖고 있었다”며 “얼마나 이 원칙에 충실한 책이 되었는지는 독자의 평가와 역사의 몫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