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의 천막농성장에 들어가는 전기를 끊어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전은 31일 오전 11시 30분경 이 같이 전기를 끊었다. 이에 밀양765㎸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혹한의 추위에 전기장판에 기대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신고한 정당하고 합법적인 집회인데 전기를 끊는 것은 비인도적”이라며 단전 소식을 알렸다.

주민과 활동가로 이뤄진 밀양대책위 40여명은 지난 26일부터 밀양 상동면 ‘115번 송전탑’ 아래서 한전의 시험 송전을 반대하며 천막 2개를 설치하고 노숙농성을 해왔다. 천막에 필요한 전기는 송전탑 옆 한전이 지은 컨테이너에서 끌어 사용했다. 한전 남부건설처 밀양건설실은 30일 대책위에 공문을 보내 화재와 누전 등 안전사고를 방지한다는 이유로 전기 공급 중지를 통보했다.

한전 관계자는 “농성이 장기화되면서 전열기 등 사용이 늘어나 누전에 따른 감전사고, 전기화재 같은 안전사고 위험이 있었다”며 “한전이 여러 번 안전사고 위험성을 경고하며 대안 마련을 유도했으나 응하지 않아 안전과 예방 차원에서 차단했다”고 말했다.

이계삼 대책위 사무국장은 “들어오는 전기량이 많지 않다. 전기장판 3장만 쓴다. 소화기에다 대책위, 한전, 경찰이 24시간 보고 있어 화재 위험성도 없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한전에 전기 요금을 내겠다고도 했다.

대책위는 한전이 단전할 수 없도록 컨테이너 전기단자함을 지켜왔다. 그러다 이날 오전 전기가 끊어졌다. 주민들은 300m 거리 고답마을 가정집에서 전기를 끌어 사용하고 있다.

* 이 기사는 인터넷 뉴스 신문고(http://www.shinmoongo.net/sub_read.html?uid=70735)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