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한 영화 <카트>의 실제 배경이 된 2007년 서울 마포구 홈에버 월드컵몰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점거 농성 참가자들에 대해 법원이 7년 만에 무죄 판결을 내렸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1형사부(한영환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당시 비정규직 점거 농성에 참가하러 홈에버 월드컵몰을 찾았다가 해산명령에 불응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김종철 전 노동당 부대표 등 6명에게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007년 7월13일 오후 점거 농성 중인 비정규직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홈에버 월드컵몰 방문했지만 경찰의 제지로 농성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주변 주차장에 모였다. 이에 경찰이 김 전 부대표 일행을 에워싸고 해산명령을 내렸고 이들은 나가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튿날 자정을 10분 넘긴 0시 10분에 경찰은 이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 ⓒ 영화 <카트>

2008년 11월 서울서부지법은 “포위된 사람들을 밖으로 못 나가게 하면서 해산명령을 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며 김 전 부대표 등 6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했고 2009년 6월 항소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벌금 50만원씩을 선고했다.

김 전 부대표 등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그사이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9년과 2013년 야간 옥외집회 금지와 일몰 후 자정까지의 시위 금지에 대해 각각 헌법불합치와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지만, 김 씨 등은 밤 12시로부터 ‘10분’이 지나고서 연행됐다는 점 때문에 계속 재판을 받아 왔다.

결국 대법원은 지난 8월 “김 전 부대표 등이 야간 시위를 했는지에 대해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원심법원에 돌려보냈고, 지난 20일 김 전 부대표 등 6명은 7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거의 모든 것을 잃을 때 쯤 내려지는 ‘무죄’ 선고. 노동자의 싸움은 대부분 이런 식이다”(@zoo****), “경찰의 불법행위 때문에 시작된 재판인데 무죄 판결을 받아 기쁘다. 시위 현장에 있는 경찰이 범법을 저지르고 있으니”(@sst****), “경찰, 검찰은 재벌의 하수인인가”(@jsc****), “반가운 소식이네요. 이 노동 탄압 시대에 정말 좋은 소식이네요”(@ps_****)이라며 이들의 무죄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경찰과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