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류효상의 조간브리핑 |
 |
|
김기종 신상정보 바로 공개한 언론, 일베 황산테러는 왜?
[이계덕의 SNS 일기] 범죄피의자에 대한 실명공개에 대해서
http://www.shinmoongo.net/sub_read.html?uid=74313
5일 '독도지킴이'로 알려졌던 시민운동가 김기종씨가 리퍼트 주한미국대사를 피습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습니다.
언론은 바로 '김기종'씨의 신상을 공개한뒤, 김씨의 과거 활동했던 단체와 특정 정당, 특정 시민단체 등을 연관지어 보도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저는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벗어나 '범죄피의자의 실명공개'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이날 대부분의 언론은 "리퍼트 대사는 5일 오전 7시 40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 강연회 장소로 들어가던 도중 김기종(55)씨로 부터 흉기로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를 공격당했다"며 김씨의 신원을 즉시 공개했습니다.
물론 김씨가 현장에서 자신의 신원과 단체명을 스스로 밝히기는 했습니다. 현장에서 김씨는 "나는 김기종이다. 우리마당 대표다"라고 말했습니다.
언론은 공개된 장소에서 중요한 외교사절을 피습한 사건이니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는 사안'이기도 했고, 현행범이었기 때문에 '무죄추정의 원칙'을 고민할 필요도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불과 몇달전 비슷한 테러사건을 겪었습니다. 지난해 12월 일간베스트 저장소 회원 오 아무개군은 신은미-황선의 토크콘서트에서 '황산테러'를 가한 사건에 대해 당시 언론은 '오모군'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범죄피의자의 언론의 실명공개에 대한 대법원의 판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언론기관이 범죄사실을 보도하면서 피의자를 가명(假名)이나 두문자(頭文字) 내지 이니셜 등으로 특정하지 않고 피의자의 실명을 공개하여 범죄사실을 보도하는 경우에는 범죄사실을 알게 되는 사람들의 범위가 훨씬 확대되고 피의자를 더 쉽게 기억하게 되어 그에 따라 피의자에 대한 법익 침해의 정도가 훨씬 커질 것이므로 실명을 공개하기 위하여서는 실명을 보도함으로써 얻어지는 공공의 정보에 관한 이익과 피의자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이 유지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을 비교형량한후 전자의 이익이 후자의 이익보다 더 우월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피의자의 실명보도를 허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공공의 정보에 관한 이익이 더 우월하다고 보아야 할 것인지는 일률적으로 정할 수는 없고, 범죄사실의 내용 및 태양, 범죄 발생 당시의 정치·사회·경제·문화적 배경과 그 범죄가 정치·사회·경제·문화에 미치는 영향력, 피의자의 직업, 사회적 지위·활동 내지 공적 인물로서의 성격 여부, 범죄사건 보도에 피의자의 특정이 필요한 정도, 개별 법률에 피의자의 실명공개를 금지하는 규정이 있는지 여부, 피의자의 실명을 공개함으로써 침해되는 이익 및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의 광협 등을 종합·참작하여 정하여야 한다"
한국기자협회 인권보도준칙의 제2장 인격권 항목에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언론은 범죄 사건의 경우 헌법 제27조의 무죄추정의 원칙,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가. 수사나 재판 중인 사건을 다룰 때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나. 용의자나 피의자, 피고인의 얼굴, 성명 등 신상 정보는 원칙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다. 범죄 피해자나 제보자, 고소·고발인의 신상 정보는 원칙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
라.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에도 범죄자의 얼굴, 성명 등 신상 정보 공개에 신중을 기한다.
마. 피해자의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지나치게 자세한 묘사를 하지 않는다"
이처럼 기자협회의 인권보도준칙에는 용의자나 피의자나 피고인의 얼굴, 성명 등 신상정보는 원칙적으로 밝히지 않아야 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또한 대법원도 범죄사실을 보도하면서 피의자를 반드시 '실명'을 공개해도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물론 범죄 피의자의 실명을 '반드시' 공개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건의 경우 리퍼트 주한 미대사가 피습당했다는 사실, 그리고 피습한 당사자가 과거에도 비슷한 전과가 있었다는 사실, 피습한 당사자의 과거 주장 정도는 보도할만한 사안이지만 이 같은 보도도 실명을 공개하지 않고 이니셜 처리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도가 가능한 사안이었습니다.
또한 피의자의 정당과 시민단체에 회원으로 참여한 것, 주최가 아닌 개인자격으로 타 시민단체에서 주최한 집회에 참여한 것 등까지 보도하는것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설사, 언론이 김기종씨의 실명을 특정하는데 있어 실명을 공개하는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된다고 판단했다고 하더라도 과거 일간베스트 저장소 회원 오 아무개군이 '황산 테러'를 했을때 언론이 그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형평성'의 문제가 나올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주요 언론들은 '김기종'씨가 특정정당에 당원출신이었다. 북한을 다녀왔다는 등의 추측성 내용과 함께 '배후세력이 있다'고 단정하고 프레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실제 김씨의 배후세력이 있을수도, 없을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와 국가간의 외교적 문제이니만큼 충분히 보도할만한 가치가 있을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기사는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범죄피의자의 실명공개'는 어떤 기준으로 적용되어야 할까라는 의문은 남습니다. 테러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용납되어서는 안되고, 불법을 자행해서도 안되겠지만 두 사건의 '실명공개'에 다른 기준을 적용한 언론에 잣대에 대해서는 고민해봐야 하겠습니다. |
2015-03-05 14:00:54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