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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보수단체들의 세월호 유족을 향한 조롱과 망동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정치적인 이유 따위 개입할 여지가 절대 없을 것만 같은, 자식 잃은 부모들의 피눈물나는 절규마저 굳이 정치적인 해석을 불어넣은 채 편 가르기에 나선 결과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웬 뜬금없는 보수와 진보 따위의 진영논리가 세월호와 유족 사이를 비집으며 갈라놓으려 하게 된 걸까? 심지어 종북 타령을?
이를 알아보기 전에 우선 자칭 보수단체들의 최근 망동부터 살펴 보자. 전혀 어버이답지 않은, 무늬만 어버이들인 ‘어버이연합’은 2일 세월호 참사 가족 동조단식이 이어지고 있던 광화문광장으로부터 10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세월호 선동세력 규탄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이 당시 들고 있던 피켓의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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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컷뉴스 |
한 할머니가 들고 서 있던 피켓엔 ‘세월호 유가족 선동세력 지옥으로’란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물론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닐 테다. 이날 집회에 참석했던 회원들은 차마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욕설과 거친 언사를 유족들에게 쏟아붓고 있었다. 아무리 이념에 눈이 멀고 또 자신들의 신념에 확신이 차 있다 한들 어떻게 이런 문구를 만들어 불특정 다수에게 내보일 수가 있는 걸까? 이는 용기가 아닌 만용이자 망동에 불과한 일일 테다.
며칠 전 유족과 함께 동조단식에 참여한 이들의 행동을 조롱하기 위해 진행됐던 ‘김진요’ 회원들의 치킨 퍼포먼스와 유민 아빠의 단식 중단으로 인해 실제 성사되진 못했지만 자유대학연합 소속 대학생들의 폭식투쟁 예고를 난 기억하고 있다.
유민 아빠의 목숨을 건 단식농성을 폄훼하기 위한 이들의 조롱 행위에 대해 사회 각계로부터 수많은 비난이 쏟아졌지만, 여전히 비슷한 행위를 일삼는 자칭 애국 보수들은 도처에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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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출처='새날이 올거야'블로그 |
저질 일탈 행위의 첨병 일베가 이런 상황에서 빠지면 왠지 섭섭해 할 것 같다. 역시나 일베 회원들이 광화문광장 단식농성장 앞에서 치킨을 먹으며 인증사진을 남기는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다. 주변 사람들이 뭐라 해도 이들은 막무가내다.
물론 그러한 배짱이 없으면 이러한 행동을 어찌 할 수 있으랴만, 어쨌거나 이들 일베들은 내 돈 주고 산 음식을 내 마음대로 먹지도 못 하냐며 항변하거나 시민들을 위해 만들어놓은 공간에서 시민들이 뭘 좀 먹는다고 하여 문제가 되느냐는 궤변을 늘어놓기 일쑤다.
단식의 실체를 규명하겠다며 실험단식을 하는 이들도 있다. 한 마디로 유민 아빠를 비롯한 단식에 나선 사람들의 단식 농성 행위 모두를 쇼로 폄하하기 위한 행동이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몰상식한 행동에 나선 걸까? 다름 아닌 박근혜 대통령의 제부인 신동욱 씨가 대표로 있는 공화당에서 기획하여 벌인 망동이다. 어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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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출처='새날이 올거야'블로그 |
이들은 유민 아빠의 40일 단식 농성을 진정성 없는 의혹 내지 쇼라 지목하고, 이에 대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물과 소금만으로 인간이 버틸 수 있는 단식의 한계란 과연 어디까지인지 직접 실험을 통해 이를 밝혀보고자 이러한 행사를 마련했단다. 대단한 패기이자 정말 가지가지 한다. 인간이 과연 어디까지 치졸해질 수 있는가를 직접 실험을 통해 증명해 보여줄 셈이기라도 한 모양이다.
역지사지의 심정이라면, 아니 같은 인간이라면 절대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이러한 조롱 행위들이 이들에게선 어떻게 이렇듯 자연스럽게 행해질 수가 있는 걸까? 정말 신기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일베의 저속한 일탈 행위가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며 이슈화된 건 이미 오래된 일이며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현재진행형인 상황인 데다 그로 인한 후유증이 각계로부터 드러나고 있다.
단순한 풍자와 비틀기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기본 예의를 벗어난 조롱과 비하 그리고 비아냥이 자극적인 소재와 맞물려 일부 사람들을 더욱 흥분케 하고, 어느덧 이러한 현상이 사회 곳곳에 깊숙히 자리하게 되다 보니 더한 자극을 찾는 이들에 의해 일상이 돼버린 셈이다.
세월호 유족들을 종북세력으로 바라보는 이들의 시각은 불순하기 그지없다. 이는 그들 스스로가 만들어낸 시각일 수도 있겠지만, 외부에서 조직적으로 부추긴 측면이 강해 보인다. 유족들을 단순히 자식 잃은 부모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특정 목적을 가진 일종의 정치 집단 쯤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수학여행 길에 오른 자녀가 침몰한 배 안에 갇힌 채 구조조차 해주지 못해 숨져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도 손을 쓰지 못해 한이 된 부모들에게 종북세력이란 낙인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박 대통령의 제부가 몸담고 있는 공화당의 망동이 의미하는 건 바로 대통령조차 작금의 유족 편 가르기와 조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새누리당 일각에서 내놓은 외부세력 배후 조종설과 같은 맥락이다.
새누리당은 유족들을 조종하는 배후세력이 있다며 배후조종설을 내세우고 있다. 심지어 당 대표가 직접 나서 이를 언급할 정도이다. 물론 최고위원을 비롯한 여러 의원들이 시시때때로 돌아가면서 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실체가 아닌 사실을 진실인 양 부추기고 있다.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진두 지휘 아래 일종의 예하 부대 격인 자칭 보수 단체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양새다. 정치적 목적 달성 앞에선 피눈물도 없고, 인간으로서의 기본 예의 따위 개나 주라 한다. 유족들을 종북세력과 등치시켜 놓은 상황에서 평소 종북이라면 치를 떨던 세력들은 그들이 자식 잃은 부모로 보이기보다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악의 축 내지 대통령이 흔히 표현하는 암 덩어리쯤으로 보이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이 너무도 치졸한 이유는 바로 여기서부터 비롯됐다. 앞에선 유족들과 대화하는 척 하면서 뒤로는 자신들의 동조세력들을 꼬드겨 유족들을 조롱하고 그들의 진정성을 훼손시켜 영원히 격리시키려는 행위를 암암리에 아니 대놓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몰상식한 상황에, 일상화된 일베의 일탈행위 따위가 맞물리며 작금의 세월호 유족을 향한 어긋난 저격 행위가 횡행하게 된 것이다. 정말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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