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진실규명 위해 제2, 제3의 유민아빠들 단식농성 이어가”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단식농성을 중단했다. 46일만이다. 제 역할을 못한 채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듯 그저 넋놓고 그만을 바라보고 있던 정치권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희색을 내비친 정당이 있는 반면, 당황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한 정당도 있다. 단식 중단 결과가 자신들의 정파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쳐올까에 대해 발빠른 계산이 이뤄졌음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결국 각자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으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물꼬를 트려 애쓰는 모습이 읽힌다.
그가 목숨을 내놓은 채 외쳤던 제대로된 세월호특별법의 제정 목소리는 국민의 생명 및 안전과 관련한 국가의 책무란 그 어느 정책보다 우선 순위에 놓여져야 한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깨닫게 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 도대체 세월호 뒤에 얼마나 많은 이해관계들이 얽혀 있고, 아울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연루되어 있길래 이 정도의 무리수를 둬가면서까지 진실 규명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한편 김영오 씨의 단식농성 중단 소식과 관련한 인터넷 기사엔 그의 결정에 힘을 북돋는 댓글 대신 엄청난 수의 악플이 주렁주렁 달렸다. 그의 단식 농성은 비록 끝이 났지만 그가 아직 세월호특별법을 위한 싸움을 멈출 수 없듯 음해성 논란의 여파 역시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의미이다.
알다시피 김영오 씨를 향한 음해와 비아냥 그리고 조롱은 이미 도를 넘어선 수준이다. 일부 언론들은 이러한 현상을 질책하기는커녕 되레 부추기며 나섰다. 세월호 참사 초기 대통령이 팽목항을 찾았을 당시 김영오 씨의 행적이 담긴 동영상마저 그를 향한 공격 무기가 돼버렸다. 여론 비틀기는 인터넷 커뮤니티, 뉴스, 그리고 SNS망과 스마트폰 메신저 등 그 종류를 불문하고 무차별적으로 확산돼가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이러한 비정상적인 현상에 의문부호를 붙일 만한 사건이 하나 터졌다. 온라인 악성 댓글과 게시물을 감시해야 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효종) 직원 하나가 근무 시간 중 김영오 씨를 비난한 배우 이산의 옹호 댓글을 페이스북에 남겨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이들의 행위가 결국 김영오씨를 향한 음해 논란에 날개를 달아주며 확대 재생산을 부추기고 있었다. 때문에 광풍처럼 몰아치고 있는 작금의 김영오씨 폄훼 현상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마치 지난 18대 대선 정국을 연상케 한다.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 그리고 정부부처 등이 조직적으로 나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벌였던 더러운 댓글 조작 사건말이다. 물론 개인의 일탈에서 비롯됐다며 꼬리자르기를 시도한 채 해당 사건 대부분은 수면 아래로 잠긴 상황이다.
김영오씨는 단식농성을 중단했다. 아니다. 틀렸다. 김영오씨의 단식농성은 결코 중단된 게 아니다. 그를 음해하며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덮으려는 세력들과의 지난한 싸움이 아직 남아 있기도 하거니와 궁극적으로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유민아빠 그가 아니어도 스스로 유민아빠가 된 수많은 제2, 제3의 유민아빠들이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서의 릴레이를 잇듯 동조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유민아빠가 되어간다. 유민아빠의 단식 농성은 아직 중단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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