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출처=JTBC 뉴스 화면 캡쳐

239명의 사망자와 11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사고발생 원인부터 정부의 대응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부실이 빚어낸 ‘인재’였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정길영 감사원 제2사무차장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별관에서 브리핑를 열고 ‘세월호 침몰사고 대응실태’에 대한 감사 진행 상황을 발표했다. 정 차장은 “그동안 언론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과 문제점들을 감사원이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감사원의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14일부터 6월 20일까지 총 두 차례에 걸쳐 23일간 진행됐다. 검사 명단에는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한국선급 등이 올랐다. 감사원은 이들 부서들을 대상으로 ▶세월호 관리·감독실태 ▶사고발생 전후 해상관제 ▶초동대응·구조활동 의 적정성 ▶정부의 재난대응체계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특히 이번 발표는 세월호 참사 발생 84일 만에 나온 정부기관의 첫 조사결과라 이목이 집중됐다. 감사원은 감사결과가 확정되는 대로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엄중 문책과 정부 당국의 제도개선책을 촉구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보고서를 통해 “복원성이 취약한 세월호가 과적·고박불량 상태에서 출항하게 한 점”을 사고 원인으로 지적했다. 세월호가 애초부터 운항 될 수 없는 배인 점이 재차 확인한 셈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7월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선박계약서’를 변조해 인천~제주 항로의 세월호 증선 인가를 해수부 산하기관인 인천지방해양항만청에 신청했다. 그러나 해양항만청은 청해진해운의 가짜 선박계약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선박 승선과 도입을 승인했다.

정 차장은 이에 대해“그 결과, 당시 법령·기준에 따르면 도입돼선 안 될 세월호가 인천~제주 항로를 운항토록 잘못 승인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미지출처=JTBC 뉴스 화면 캡쳐

세월호의 선박검사를 담당한 한국선급은 세월호 증축 설계업체가 선박 중량을 과소 산정하고, 화물 무게를 축소·조정하는 등 복원성을 잘못 계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그대로 승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해경의 세월호 운항관리규정 심사도 엉망인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인천해경 직원 3명은 운항관리규정 심사위원회 개최 나흘 전 세월호의 ‘쌍둥이배’인 오하마나호를 무상으로 타고 제주도로 건너가 사흘간 청해진해운 측으로부터 교통편의, 관광 등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 결과 세월호는 화물적재중량과 차량적재대수가 승인치보다 각각 169t, 51t을 초과한 운항관리규정으로 운항을 하게 됐다.

감사원은 해경의 미숙한 초기 대응이 인명피해 규모를 키운 점도 지적했다. 정 차장은 “해경은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업무 태만 등으로 47분간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사고가 발생한 현장 상황과 이동수단을 고려하지 않고 출동명령만 시달해 현장 대응에 한계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재난 컨트롤타워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허술한 대책도 꼬집었다. 정 차장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당시 사고에 대한 대응역량 부족과 기관 간의 혼선 등으로 사고상황을 지연·왜곡 전파해 국민적 불신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이러한 감사결과를 토대로 해수부, 해경, 안행부 등 관련자 40명에 대해 징계 등 인사조치의 요청을 검토하는 한편 향응 수수 등 비리 사안 관련자 11명은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또한 오는 9일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기관보고를 통해 감사 진행 상황을 보고하고,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감사결과를 확정,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