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열 박물관 개관 특별전 ‘열사에서 친구로’가 서울 마포구 이한열 박물관에서 성황리에 진행 중인 가운데, 29일 전시 작가들이 참여한 ‘아티스트토크:<6월의 친구들>’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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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이한열기념사업회는 이한열 기념관에서 열사의 유품 영구보존 시설을 갖춘 건물로 새롭게 단장한 박물관을 개장하고, 개관전 ‘열사에서 친구로’를 개최했다.

이경란 이한열박물관 관장은 이한열 박물관의 역할을 묻는 ‘go발뉴스’에 “박물관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는 ‘옛날 것을 전시해 두는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단순히 옛날 물건을 전시해 두는 곳이라면 박물관의 존재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옛날 것을 오늘날 전시하는 이유는 그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유의미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박물관의 본래 역할은 그것이 우리 삶에 어떻게 연결이 되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장은 이번 전시회에서도 ‘이한열 열사를 현재로 불러오는 작업’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장은 “요즘 젊은이들에게 ‘나하곤 상관없는 고귀한 존재로 멀리 있는 열사가 아니라 그 사람도 나와 비슷했던 20대를 살았던 청년이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번 전시회 목표”였다고 밝혔다. 문영미 이한열박물관 큐레이터 역시 “실제로 이한열 열사는 영웅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평범한 한 청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작가들도 86년의 이한열과 현세대가 다양한 지점에서 맞닿아 있음을 설명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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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섭 작가는 ‘열사에서 일꾼으로’라는 작품을 통해 6.4지방선거 시기와 맞춰 이한열 열사를 서대문 구의원으로 출마시키고, 전시 오프닝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실제로 많은 민주화세대들이 정계에 진출해 진보진영을 구축했고, 지금은 그 진보진영이 ‘무늬만 진보’라는 비판을 받으며 위기에 처해있다.

홍태림 작가는 이에 대해 “당시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시간이 지난 후 그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신 분들이 많았다”며 “(임경섭 작가의 작품을 통해) 만약 이한열 열사가 그때 그런 사고를 당하지 않고 이번 지방선거에 나왔다면, 우리가 기억하던 이한열 열사가 같은 생각과 신념을 가지고 나왔을까 하는 식의 여러 상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386세대로 대표되는 박경효 작가는 최병수 작가의 걸개그림 ‘이한열을 살려내라’를 패러디한 ‘세월이 흘러도’라는 작품을 통해 “이한열 열사의 몸을 부축하던 우리 세대는 이제 더 어린 아들, 딸들의 주검을 안고 있어야 한다”며 세월호 참사를 환기시켰다. ‘세월이 흘러도’는 쓰러져있는 여학생을 부축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바다를 배경으로 표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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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 중 유일한 20대인 홍태림 작가의 ‘머금고 흐르는’ 시리즈는 젊은 층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아슬아슬하게 시멘트 사이에 박힌 민들레를 담은 사진작품 ‘머금고 흐르는-민들레’를 본 한 20대 청년은 “우리 세대는 어디에도 뿌리내리지 못한 세대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공감을 표했다.

한편, 이한열 박물관은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 발포로 피격 당시 입고 있던 ‘마지막’ 티셔츠와 바지, 신발 과 안경테, 사망진단서 등의 보존처리를 마치고 이를 일반에 전시하고 있다.

특히 이한열 열사의 ‘마지막’ 티셔츠는 개관전이 끝나는 다음달 9일까지만 전시된 후 보존을 위해 복제품으로 대체 전시된다. 문영미 큐레이터는 “다음달 9일까지는 주말에도 박물관을 열 계획”이라며 많은 분들이 찾아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