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항쟁의 도화선’ 故 이한열 열사의 유품이 그의 27주기를 앞둔 9일 이한열 박물관 개관과 함께 일반에 공개됐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이날 이한열 기념관에서 열사의 유품 영구보존 시설을 갖춘 건물로 새롭게 단장한 박물관을 개관하고, 87년 6월 9일 이한열 열사가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쓰러질 당시 입고 있었던 의류, 안경 등을 비롯한 유품을 공개했다.

박물관 개관식에 앞서 이경란 박물관장은 “작년 6월 10일 이한열 열사의 유품이 세월의 흔적 때문에 훼손됐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진 후 많은 분들이 성금을 보내주셨다”며 “그 성금을 가지고 뜻에 맞게 1년 동안 준비해 보존 시설을 갖추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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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한열 열사의 유품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보도가 나간 뒤 십시일반으로 일반인들이 성금을 전해왔고, 유품 보존 시설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이 진행되면서 현재까지 총 5천여만원의 성금이 모였다. 이에 따라 기념사업회는 유품의 보존처리를 진행하고 관련 시설을 갖췄다.

기념사업회는 보존처리를 마친 이 열사의 ‘마지막’ 티셔츠와 바지, 신발 등 유품을 박물관 4층에 전시하고 이를 개관식에서 일반에 공개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는 감정에 복받치는 듯 아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눈물을 흘려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기념사업회는 이날 박물관 개관식과 더불어 개관 특별전시회 ‘열사에서 친구로’ 오프닝 행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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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전 ‘열사에서 친구로’는 현재 청년작가들이 그리는 ‘80년대’와 ‘열사’를 주제로 민중미술작가 박경효를 비롯해 강영민, 임경섭, 낸시랭, 홍태림 등 다양한 세대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전시를 기획한 이민지 큐레이터는 “이한열 열사가 지금의 청년이었다면 어떤 친구였을까 하는 의문을 시작으로 친근한 이한열을 불러오기 위해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전시 의도를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앞서 개관전을 소개하면서 “‘열사’라는 과거의 상징을 동시대와 소통할 수 있는 젊고 새로운 이미지로 개편하고자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작품 앞에 선 배은심 여사는 “내놓을 것도 없는 한열이의 유품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여해 보고 있는 모습에 죄송한 생각이 든다”면서도 “박물관이 만들어지기까지 노력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전시회처럼) 기억될 수 있는 뭔가를 찾아 오래오래 기억해 주시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박물관 개관식에 앞서 이한열 기념관 주변 상가를 돌며 주민들에게 직접 시루떡을 나눠주며 전시를 홍보하는 퍼포먼스를 벌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