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보도 개입 논란으로 안팎으로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길환영 KBS 사장이 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혀 파장이 예고된다.

길 사장은 19일 오후 3시 열린 KBS기자협회총회에 참석해 “자리에 연연할 생각이 없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사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길 사장은 이어 “왜냐하면 보도, 제작, 경영, 기술 등 모든 분야를 아울러 책임져야 하는 것이 사장”이기 때문이라며 “저는 분명히 이번 사태가 그동안 보도본부의 비민주적 취재 보도 시스템의 문제점을 개선할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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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보도 개입 폭로에 대해서는 “김 국장과의 업무상 대화가 그런 식으로 과장·왜곡될 지는 생각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길 사장은 “제가 PD 출신이라 보도를 잘 모른다. 뉴스 문외한이다. 그러나 사장이기에 뉴스에 관심을 가지고 김국장에게 많이 의존한다”면서 “김 국장이 5시쯤 큐시트 보내고 전화하면 난 뉴스를 잘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건 뭐에요?’라고 묻는다. 그런 정도의 대화를 과장 왜곡해서 사장이 모든 면에서 사사건건 개입했다고 확대해석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길 사장은 이어 “해경 관련 얘기했다. 취재 제작 수고 격려하기 위해 보도국에 내려가서 그런 얘기 전달했다”면서 “재난구조에 지장을 주는 방송하지 말라는 것도 있지만 현장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생각해 구조를 북돋우고 신속하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그런 것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KBS 기자협회에 이어 앵커들까지 제작·진행거부 방침을 밝히며 길 사장의 퇴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만큼, 길 사장의 사퇴 거부로 인한 뉴스 파행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