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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정권 실체 폭로한 김시곤 KBS 전 보도국장걷잡을 수 없는 균열..“박근혜 정권 이제 15개월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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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리포터 Arthur Jung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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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18  13:45:15
수정 2014.05.18  19: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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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를 통해 불과 15개월 만에 드러난 박근혜 정권의 민낯, 허니문 없는 레임덕.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2월 25일에 취임했다. 대통령의 임기가 5년(60개월)이니까, 이제 전체 임기 중 25%가 지나간 것이다. 보통 대통령 취임 직후 처음 1년 정도는 흔히 말하는 ‘허니문 기간’이라고 해서 언론이나 야당이 정권에 대한 비판을 좀 자제하고 일단 호의적으로 대하면서 나름 봐주는 시기가 있다. 그리고 2년, 3년, 4년이 지나면서 5년 단임제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어쨌든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레임덕(임기 만료를 앞둔 권력 공백 현상)’으로 이어지곤 한다.

그런데 박근혜 정권은 통칭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이 당선자 시절부터 발목을 잡았고, 취임 이후의 국정 운영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애초에 이 문제를 정면돌파 했어야 했는데 전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집권세력이 온갖 추문으로 의혹을 더 증폭시키기만 했고, 결국 새 정권이 가장 의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취임 초반의 허니문을 망친 셈이 됐다. 그리고 2014년 4월 16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비극인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말았다.

세월호 침몰 자체는 사실 정권 차원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 사회에서 예전부터 오랫동안 누적된 악습이 한꺼번에 터진 거라고 볼 수 있는데, 박근혜 정권은 사건 수습 과정의 처참한 실패로 인해 ‘사고’를 ‘참사’로 만들어 버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아직도 훨씬 더 많은 통치 기간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현 정권은 마치 ‘허니문 없는 레임덕’이 온 것 같은 분위기다. 물론 이 와중에도 공동주택 수직증축을 허용한다든가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는 등 미친 칼춤을 추고 있긴 한데, 이것도 6.4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아마도, 대한민국 국민들이 진짜 미개한지 아닌지를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6.4 지방선거가 아닐까 싶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KBS 홈페이지

아무튼 한국 사회는 지금 굉장히 불안정한 나날을 보내고 있고, 이게 결과적으로 긍정적 폭발로 이어질지 아니면 부정적 체념으로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태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바로 어제, 박근혜 정권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한편 어떤 의미에서는 남은 재임 기간의 불행을 짐작할 수 있는 '징후'적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길환영 사장 퇴진과 박근혜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KBS에서, 김시곤 전임 보도국장이 공영방송에 대한 청와대의 압력을 직접 폭로한 것이다. 워낙 중대한 사안이니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어젯밤에 공개한 성명서를 그대로 따라가면서 정리를 해보는 게 좋겠다.

언론노조 KBS본부에 따르면, 김시곤 전임 보도국장은 5월 16일 오후 7시 30분 기자협회 총회가 열리는 KBS 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 도착했다. 이 자리에서 김시곤 국장의 모두 발언과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는데, 기자회견 형식으로 진행된 질의 응답은 약 2시간 가량 이어졌다고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김 전 국장의 발언 내용을 곧바로 공개했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길환영 사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이미지 출처=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성명서 원문 보기: http://kbsunion.net/1248(클릭)

지금부터 언론노조 KBS본부가 공개한 김시곤 전임 보도국장 발언의 주요 내용 중에 핵심적인 문제 몇가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이건 절대 몇십 년 전에 있었던 일이 아니다. 불과 일주일 전에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이다. 공영방송 KBS 사장이 보도국장에게 “청와대로부터 연락이 왔다. 회사를 그만 둬라. 이걸 거역하면 나도 살아남을 수 없고, 이건 대통령의 뜻이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것이다. 도대체 이게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인가? 무슨 마피아 영화도 아니고, 민주주의 국가의 언론기관 수장이라는 사람 수준이 겨우 이 정도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조폭이라면 모르겠지만, 어처구니 없게도 여기엔 대한민국 대통령 박근혜 · KBS 사장 길환영· 보도국장 김시곤이 출현한다. 마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걸작 <대부(The Godfather)>의 한 장면 같지 않은가?

   
 

여기서 김시곤의 중요한 지적이 나온다. 공영방송의 사장 선임구조 자체가 문제이고, 근본적으로 이걸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뉴스에 대한 개입을 안 한 사장으로 정연주(2003년 4월~2008년 8월)와 이병순(2008년 8월~2009년 11월)을 꼽는데, 다들 알다시피 정연주는 노무현 정권 때의 KBS 사장이었고 이명박 정권에 의해 강제 해임된 인물이다. 이병순은 MB정권 최대의 언론 총파업을 불러온 김인규(2009년 11월~2012년 11월) 직전에 잠깐 사장으로 있었던 사람이고, 김인규 다음이 바로 지금 사장인 길환영이다. 물론 김시곤의 발언을 전적으로 믿을 순 없겠지만, 아무튼 사장이 뉴스 개입을 안 했던 시기의 대부분이 노무현 대통령 재임 기간이었다는 건 상당히 의미심장한 부분인 듯싶다.

   
▲이미지출처=손병관 기자 트위터

   
 

청와대 모 인사가 특정 기자를 청와대 출입기자로 발령낼 것을 요구했고, 보도본부 간부들이 이를 거부하자 불화가 시작됐다고 한다. 이건 언론에 대한 청와대의 직접적인 개입이 있었다는 뜻이다. 청와대 출입기자가 적어도 수십 명은 될 텐데, 과연 청와대가 KBS에만 이런 압력을 행사했을까? 저번 주에 청와대 기자단이 대변인의 ‘계란 라면’ 발언을 보도한 언론사들에 청와대 출입정지 징계를 내렸는데, 이것도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청와대가 자기들 입맛에 맞는 기자들만 한데 모아놓으니까 이런 어이없는 일도 벌어지는 것 아닌가 이 말이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한 조사가 이뤄져야만 할 것이다.

   
 

이런 얘기는 안봐도 비디오라 굳이 더 말할 필요는 없을 듯한데, 작은 바람이 있다면 여기 등장하는 ‘여당의 모 의원’이 누군지를 다른 언론이라도 좀 밝혀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다음 번 선거에서 이런 정치인을 심판할 수 있다. 요즘 한국 언론이 참 한심하기 이를 데 없는데, 이런 거라도 실명을 좀 밝혀서 밥값이라도 하길 바란다. 언론자유를 위해서, 이 따위 정치인은 마땅히 퇴출되야 하는 것 아닌가? 김시곤 국장이 분명히 짚어야 할 부분이라고 말할 정도면 얼마나 노골적이었는지 예상이 되고도 남는데, 도대체 KBS 사장이 모시는 대통령 관련 뉴스는 얼마나 심각했다는 뜻일까..

이상으로, 박근혜 정권의 민낯을 폭로한 김시곤 KBS 전 보도국장의 발언 내용 중 나름대로 핵심이라고 여겨지는 부분을 몇 가지 정리해 보았다. 청와대 출입기자의 인사에 개입할 만큼 언론 장악에 심혈을 기울인 정권이, 무려 KBS 보도국장이 될 사람을 아무렇게나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자기편이라고 생각한 이를 임명했을 테고,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이 가해지고 구성원들 사이에서 어떤 분노가 느껴지기 전까지는 특별히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결국, 자기편이라고 믿었던 김시곤이 현 정권의 실체를 드러내고 만 것이다.

아마 집권층 내부에서 직접적으로 불만이 표출된 건 처음인 것 같은데, 보통 다른 정권에서는 한 4분의 3 정도의 임기가 지난 다음에 나올 만한 폭로가 불과 15개월 만에 현실화됐으니 시기적으로도 굉장히 빠른 편이다. 지금까지는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만 어떤 식으로든 처리하면 됐었는데, 앞으로는 ‘세월호 참사’ 관련 문제들도 정권에 큰 부담이 되게 생겼다. 과연, 남은 45개월 긴 시간 동안 박근혜 정권은 무사히 내부를 단속하고 외부 반발을 무마할 수 있을까? 원래 균열이라는 건 없을 때는 모르지만 일단 한 번 생기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법이다. 다른 정권에서는 15개월만 참으면 됐지만, 박근혜 정권은 이제 겨우 15개월 버텼다. ‘허니문 없는 레임덕’, 박근혜 정권의 앞날이 불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민리포터 ‘아서정’ 블로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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