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황제 노역’ 판결 논란으로 사표를 제출한 장병우 광주지법원장이 “국민의 눈높이를 몰랐다”는 말을 남기고 퇴임했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일로 징계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자리에서 물러났음에도 퇴임식까지 열었다는 사실에 여전히 ‘국민 눈높이’를 모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일 장 법원장은 광주지법 판사·직원 150여명과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퇴임식을 가졌다.

장 법원장은 “국민의 생각과 눈높이에 대한 통찰이 부족했음을 깨달았다”며 “정성을 다한다고 했으나 공감을 받는 데는 실패한 것”이라고 말을 남겼다.

그는 이어 “과거에 재판하면서 어떤 증거나 자료에만 사로잡힌 나머지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절실한 호소를 외면한 일이 있어 그 업보를 받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며 “저의 불찰로 인한 국민의 질책에 대해 한 법원의 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겸허히 수용하며 정든 법원을 떠난다”고 밝혔다.

또 “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의연하게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면서 자긍심을 키워달라”며 “국민 여러분도 이번 일과 별개로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재판업무에 임하는 법관과 직원들에게 따뜻한 애정과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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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네티즌들은 “무슨 좋은 업적 이루셨다고 퇴임식까지 하지?”(ksd****), “헌법 제11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근데 돈 앞에 평등하지 않찮아!!”(aai****), “퇴임이 문제 아니다. 법적으로도 책임져야지”(ljg****), “법관이 바로 서면 세상이 바로선다. 명예보다 돈을 원하면 장사를 하셨어야”(pat****)라며 냉랭한 시선을 보냈다.

한편 장 법원장은 광주고법 부장판사 시절인 2010년 1월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원을 선고하면서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일당을 5억 원으로 환산한 ‘황제 노역’을 하도록 판결한 사실이 알려져 사표하게 된 직접적 원인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