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향판(鄕判)에 이어 향교(鄕矯)” 탄식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에 대한 이른바 ‘황제 노역’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검찰이 결국 노역을 중단시키고 벌금형을 강제 집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교도소 출소 과정에서도 허 전 회장에 특혜를 베풀어 ‘황제 출소’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검찰은 26일 “하루 5억 원씩의 벌금이 납부되는 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민 법 감정에 맞는 조치로 판단해 노역 집행을 정지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허 전 회장에 대한) 관련 법리 검토 결과에서도 노역장에 유치된 수형자에 대해 형 집행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노역장 유치 집행도 형의 집행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고 있고, 형 집행정지 사유 중 임의적 형 집행정지 사유에 해당하므로 향후 검찰은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찰은 “벌금도 강제집행 대상”이라며 “현지 광주지검에서 구체적인 형 집행정지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허 전 회장은 검찰에 “지금은 돈이 없다”며 “미납 벌금 224억 원은 지인에게 빌려 1~2년 내에 갚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허 전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요청을 하는 한편, 국내외 은닉 재산을 찾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노역 중단 결정이 내려지자 허 전 회장은 광주교도소 노역장에서 짐을 챙긴 뒤 밤 10시쯤 가족이 몰고 온 차로 귀가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허 전 회장은 가족이 타고 온 차로 취재진을 따돌리면서 교도소를 빠져나가 교도소 측이 특혜를 베푼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일반 수감자의 경우에는 교도소 안쪽 약 200여m에 달하는 길을 걸어나와 정문경비초소를 통과해 출소한다. 반면 허 전 회장은 개인차량을 안으로 들여 타고 사라졌다.
더욱이 교도소 측은 허 전 회장이 사라진 지 10분여가 지난 뒤에야 ‘허재호 수감자가 출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오후 9시 45분쯤 하얀색 SUV 차량이 교도소 정문 철문을 열고 진입했는데 약 10분 만인 9시 55분쯤 허 회장을 태우고 나갔다는 게 교도소 측의 설명이었다.
허 전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몰린 취재진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특혜 아니냐”며 항의했다. 일부 기자들은 현장에서 “향판(鄕判)에 이어 향교(鄕矯)가 나왔다”고 탄식했다.
비난이 커지자 교도소 측은 “형집행정지라는 조건이 떨어지면 가족의 인수서를 받고 출소시키는데 이 경우에는 가족을 내부 사무실로 들어오도록 해 인수서에 서명하게 하고 가족차량을 타고 출소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특히 환자의 경우는 개인차량으로 출소자를 내보내고 일반인은 그냥 나간다”고 답했지만 허 전 회장은 환자가 아니다.
하지만 허 전 회장의 여동생 허부경 씨가 지난해 법무부 교정협의회 중앙회장직을 맡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허 씨는 지난 1988년 광주교도소 교정위원으로 위촉돼, 2005년에는 광주교도소 교정협의회장을 지냈고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법무부 교정협의회 중앙회장으로 선출됐다.
한편 국세청 역시 허 전 회장의 해외재산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국세청은 지난해 12월 본청 징세법무국 숨긴재산무한추척팀 조사 요원들을 허 전 회장이 경영 활동을 했던 뉴질랜드로 보내 허 전 회장의 재산 현황을 확인하고 체납 세금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허 전 회장은 2010년 초 형사 재판 진행 중에 뉴질랜드로 출국해 영주권까지 얻어 약 4년 동안 머물렀다.
하지만 2010년 부도나 사실상 해체된 상태로 알려졌던 대주그룹이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건설사를 창립해 10년 넘게 사업을 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수백억 원대의 세금과 벌금, 금융권 채무 등의 환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세청은 헌 전 회장이 뉴질랜드에서 활동을 하면서 국내의 재산을 현지로 빼돌렸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추적하고 있다.
- ‘먹튀’ 허재호 뉴질랜드서 아파트 분양 사업 중
- [SNS] ‘먹튀’ 허재호 ‘5억 노역’에 들끓는 비난 여론
- 檢, ‘일당 5억 노역’에 힘 보탰다.. “법 앞에 평등?”
- 허재호 전 회장, 일당 5억 원짜리 노역 시작
- ‘먹튀’ 허재호, 하루 5억짜리 노역.. 재벌 봐주기?
- ‘먹튀’ 허재호 뉴질랜드서 아파트 분양 사업 중
- [SNS] ‘먹튀’ 허재호 ‘5억 노역’에 들끓는 비난 여론
- 檢, ‘일당 5억 노역’에 힘 보탰다.. “법 앞에 평등?”
- 허재호 전 회장, 일당 5억 원짜리 노역 시작
- ‘먹튀’ 허재호, 하루 5억짜리 노역.. 재벌 봐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