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호 전 회장, 일당 5억 원짜리 노역 시작

주말 이틀 노역 쉬고도 10억 탕감, 노역 후 석방 미지수

400억 원대 벌금과 세금을 내지 않고 뉴질랜드로 출국해 현지 카지노에서 도박 게임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던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22일 자진 귀국해 ‘일당 5억’짜리 노역을 시작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광주지검은 23일 “허 전 회장이 어제(22일) 오후 6시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함에 따라, 벌금 249억 원 미납 혐의로 신병을 인수해 광주교도소 노역장에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마저도 애초 선고받은 254억 원 벌금 가운데 구속영장 실질심사로 하루 구금된 사실이 인정돼 5억 원이 준 것이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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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허 전 회장의 노역일당이 일반인의 1만 배인 하루 일당 5억 원이라는 점이다. 이는 어느 재벌총수보다 큰 역대 최고 몸값으로, 2340억 원의 벌금을 선고받은 ‘선박왕’ 권혁회장은 일당이 3억 원, 1100억 원을 선고받은 이건희 삼성 회장은 1억1000만원이었다. 허 전 회장은 단 49일만 노역장에서 보내면 벌금을 다 낸 것으로 간주된다. ‘봐주기 판결’ 논란이 이는 이유다.

더욱이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엔 노역이 집행되지 않아, 토요일 밤 노역장에 유치된 허 전 회장은 이틀간 일을 하지 않고도 10억 원의 벌금을 ‘탕감’받게 됐다. 노역을 하지 않더라도 노역장에 유치된 순간부터 벌금을 탕감해주기 때문이다.

건강 문제 등으로 일을 못 해도 마찬가지다. 허 전 회장은 적응교육을 받은 뒤, 24일부터 목공·인쇄 등 광주교도소에서 실시하는 잡역에 투입될 것으로 전해다.

하지만 허 전 회장이 노역으로 탕감 받을 수 있는 것은 벌금뿐이다. 현재 국세청, 자치단체, 금융기관 등은 국세 136억 원, 지방세 24억 원, 금융권 빚 233억 원에 대한 강제 집행과 압류절차를 밟고 있다.

또한 검찰은 공사비 체불 등 기존에 접수된 고소 사건을 비롯해 국내외 재산 빼돌리기 등과 관련해서도 허 전 회장을 수사하고 있어 일당 5억 원짜리 노역 후에도 석방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노역장 유치 기간에는 구속 수사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어 추가 구속의 경우 유치 기간 만료 무렵 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허 전 회장은 508억 원의 세금 포탈을 지시하고 100억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11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및 벌금 254억 원이 확정됐으며, 벌금 249억 원을 내지 않아 2012년 3월 수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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