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허재호 뉴질랜드서 아파트 분양 사업 중

대주 브랜드로 분양 중.. 檢 부도 전 외국으로 돈 빼돌린 정황 조사

벌금 낼 돈이 없다며 일당 5억 원짜리 교도소 노역을 택한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뉴질랜드에서 지금도 아파트 분양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에 따르면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있는 KNC건설이라는 회사가 오클랜드시 홉슨 스트리트에 ‘피오레 아파트’ 74가구를 분양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피오레’는 대주그룹 계열사였던 대주건설의 아파트 브랜드다.

KNC건설 홈페이지를 보면 아파트 분양가가 방 1개와 주방, 거실로 구성된 1베드(BED)는 29만1000뉴질랜드달러(2억6700만원)부터, 방이 2개인 2베드는 46만5000뉴질랜드달러(4억2700만원)부터라고 나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NC는 또 지난 13일 오클랜드시 마운트이든에도 ‘피오레’라는 이름으로 아파트 94가구를 분양하려고 모델하우스를 열었다. 현지 교민은 <한겨레>에 “아파트 분양 중인 두 곳 다 부촌이고 입지 여건이 좋아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실제 KNC 홈페이지에는 영어와 한글로 ‘대주그룹의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클랜드 최고층 빌딩인 67층 건물 건설 기획, 고층 아파트 건설 등을 했다’며 대주그룹과의 관계를 내세우고 있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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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회사 지분 46%의 소유자는 ‘허재호’라고 돼 있으며, 허 전 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황 모 씨가 30%, 대주건설이 24%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는 허 전 회장의 조카이자 전 대주건설 상무였던 허숙 씨다.

더욱이 허 전 회장은 자신의 이름(Jae Ho HUH)이나 뉴질랜드 이름(Scott HUH)으로 케이엔시 등 현지 건설회사 7곳의 지분을 지닌 것으로 뉴질랜드 정부 비즈니스혁신고용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됐다.

때문에 허 전 회장이 뉴질랜드에서 자신 명의로 건설업을 하고 있음에도 22일 자진 귀국해 노역형을 선택한 것에 대해 돈을 외국으로 빼돌린 의혹 등을 감추려는 의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광주지검 특수부(부장 김종법)는 25일 허 전 회장을 불러 2010년 10월 대주건설 부도 전에, 친인척과 공모해 일부 회삿돈을 외국으로 빼돌렸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지검 이두식 차장검사는 “허 전 회장에 대해 새로운 단서나 혐의가 나오면 원칙대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허 전 회장의 또 다른 혐의에 대해 새롭게 조사가 들어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지난 2007과 2008년 옛 대주그룹 계열사인 대한시멘트와 대한페이퍼텍에서 2750억 원이 대주건설로 흘러들어 갔는데, 당시 허 전 회장은 2007년 9월부터 2009년 1월까지 대한시멘트의 지배주주이자 이사였다. 이에 2009년 광주지법 파산부가 지명한 공인회계사가 허 전 회장에게 상법상 특별배임 혐의가 있다고 적시했지만 아직까지 이 부분에 대해 수사가 이뤄진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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