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을 하는 우리는 자유로운가

표현의 자유 억압.. 한국의 ‘이상한 민주주의’

시리아의 10대 소녀가 페이스북 가입했다는 이유로 사형당했다는 CNN 뉴스 보셨는지요?

강경 이슬람주의 무장 세력인 ‘ISIS(이라크․시리아․ 이슬람 국가)'가 소녀를 재판부에 넘겼는데 그 나라 사법부가 과연 제 정신인 걸까요? SNS를 이용하는 것은 간음, 간통과 똑같다는 이유로 재판부는 소녀에게 사형을 선고했고 ISIS 소속 남성들이 돌을 던지는 처형을 집행해 결국 소녀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고 합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믿기지가 않더군요.

그 소식을 듣고 갑자기 궁금해졌답니다. 북한에도 페이스북 하는 사람이 있는지…. 있더군요. 김정은. 1000명이 ‘좋아요’를 눌렀다고 하는데, 본인은 해도 인민한테는 금지라고 하는군요. 참고로 북한과 시리아 외에 페이스북 금지 국가는 이란, 중국, 쿠바, 베트남, 이집트,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모리셔스 등 10개국이랍니다.

그와 같은 소식을 페이스북 게시물에 올리며 저는 이런 제목을 달았답니다. ‘페이스북을 하는 우리는 자유로운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북한이나 시리아보다는 자유롭지요. 그건 천만다행입니다. 페이스북 가입했다고, 혹은 유부녀가 연애 좀 했다고 사형 당하는 나라가 아니라, 이곳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는 점 말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마음껏 SNS을 할 수 있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사는 우리는 진정 자유로운 걸까요? 전 세계 언론 자유의 증진을 위해 만들어진 국제적인 비정부 기구 ‘국경 없는 기자회’에게 묻는다면 아마 ‘No'라고 답할 겁니다. 2010년 보고서 ‘인터넷의 적들’을 통해 ‘한국의 검열 수준이 이집트, 태국, 러시아와 같은 등급’이라고 평가했던 적이 있거든요.

ⓒ 'go발뉴스'
ⓒ 'go발뉴스'

그런가 하면 지난 10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인터넷 공룡인 진짜 이유’라는 기사에서, 방송심의위원회의 인터넷 콘텐츠 삭제, 차단 실적 등을 소개하면서 ‘한국 국민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속도를 누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이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은 아직 허락받지 못했다’ 라고 썼더군요. 틀린 말도 아니죠. 트위터까지 검열하고 녹취록을 조작해서 내란음모죄를 뒤집어 씌우는 나라이니.

개인적인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는 척 시늉만 하고 사실은 허용하기는커녕 교묘하게 사실을 조작해서 사법부의 판결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이 나라가 전 솔직히 무섭습니다. <뉴욕 타임즈>나 <워싱턴 포스트>가 이석기 재판 결과를 전하며 되려 한국의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뉴스라도 접하면 화가 나서 ‘이 놈의 나라 쪽 팔린다’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그러다가 시리아나 북한처럼 개인의 자유가 극단적으로 억압된 나라들 소식을 들으면 그래도 대한민국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지 하고 또다시 안도하게 되지요. 하지만 안도해서는 절대로, 절대로 안 되다는 사실을 아룬다티 로이의 책 <보통 사람들을 위한 제국 가이드>를 보고 알았습니다. 이렇게 씌여 있더군요.

‘우리의 자유가 비록 변변치 못하다고 할지라도 정부가 결코 하사한 게 아니라는 점을 깨닫는 게 중요합니다. 자유를 얻어낸 것은 우리의 투쟁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더 많은 자유를 사용하고 또 요구하지 않으면 자유는 위축된다고, 우리가 끊임없이 자유를 수호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유를 빼앗기고 만다고, 아룬다티 로이는 말합니다. 시민사회가 한 번 자유를 넘겨주고 나면 투쟁 없이 되찾을 수가 없고, 자유를 회복하는 것보다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 훨씬 쉽게 된다고. 마치 페이스북조차 할 수 없는 그 야만적인 국가의 국민들이 그냥 포기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빼앗긴 자유를 되찾는 일이 너무너무 어려우니까요.  

‣3.13 ‘데일리 고발뉴스’ 국민리포터 김경 고발리포트 (6분15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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