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정치, 국민들 먹고 살 걱정 없게 하는 것”
생활고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마지막 월세 70만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소식이 전해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 SNS에서는 ‘사회적 타살’이라는 분노와 함께 이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한 단독주택 지하 1층에서 어머니 박모씨(60)와 장녀 김모씨(35), 차녀 김모씨(32)가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세 모녀가 살던 집 창문이 청테이프로 밀봉된 상태였고 현장에서 전소한 번개탄이 발견된 점을 볼 때 세 모녀가 동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네티즌(엄마쟤***)은 젊은 층이 주로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누구는 비자금받고 수백억 횡령해도 떵떵거리며 잘 사는데 밀린 집세와 공과금 못 낸 것을 미안해하며 자살을 선택했다는 기사를 보니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라며 “저렇게 자살을 선택할만큼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렸을 땐 국가가 마지막 버팀목이 되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 네티즌은 세 모녀의 죽음에 국가의 존재 이유를 돌아봐야 된다면서 ‘사회적 타살’이라고 분노하기도 했다. 그는 “저런분들이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을 갖추고 국민들을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는 것. 이것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요?”라며 “정치란 무엇일까.. 제가 생각하는 정치는 국민들 먹고 살 걱정 없게 만들어 주는 것. 쉽게 말해 ‘국민을 먹여살리는 수단’이 정치라고 봅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견리사의****)은 “그들이 남기고 간 마지막 자존심”이라며 “죄송합니다를 꼭꼭 눌러쓰면서 그래, 아주머니 심정이 어떠셨소? 그 돈 70만원. 이왕 가시려 마음 먹은 거 두 딸 주사나 맞히고 데려가지 그러셨소. 세상의 무관심이 차가웠고, 아님 그대가 가진 자존심의 무게가 무거웠소.. 청테이프로 문틈 하나하나 칭칭 동여 쌀때엔 또 어떠셨소..”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밖에도 “나라가 사람은 살게해줘야지요.. 안타깝습니다”(마**), “남의 이야기가 아니네요. 바로 이웃의 이야기”(대선후휴********), “정말로.. 눈물이 나네요..”(참여**), “가시는 와중에 남한테 폐 안 끼치려고 애써 70만원 모을 때 정말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요.”(달빛***), “적어도 국가란.. 국민의 위한 안전망이 되어야 하고..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질러***), “아 정말 슬픈 현실이네요. 이런분들 정말 없도록 정치를 잘 했으면 합니다. 화가 치미네요”(촬*) 등의 글들이 잇따랐다.
고인이 된 박씨는 12년 전 남편인 김씨가 세상을 떠난 후 식당일을 하며 두 자녀의 생계를 책임 진 것으로 알려졌다. 성인인 두 딸은 고혈압과 당뇨 등 지병으로 직장 생활을 하지 못했고 세 모녀는 신용카드로 생활비를 충당, 결제가 밀리면서 신용 불량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 모녀가 세상을 떠난 자리에는 ‘주인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봉투 겉면에 쓰인 채로 남겨져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