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입’ 이진숙, MBC 사장 지원 논란

김재철 측근 대거 지원.. MBC 노조 “국민적 웃음거리”

MBC 신임 사장 공모에 ‘김재철 사단’의 이진숙 워싱턴지사장 등 13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PD저널>에 따르면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12일 사장 공모 지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MBC 전·현직 간부 13명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원자로는 김종국 현 MBC 사장과 MBC플러스미디어 안광한 사장, MBC C&I 전영배 사장, 최명길 전 유럽지사장, 황희만 전 부사장, 이진숙 지사장 등이다. ‘쌀집아저씨’로 유명한 김영희 MBC PD도 지원서를 냈다. 방문진은 17일 이들 중에서 3명으로 압축하고 21일 면접과 투표로 3년 임기의 신임 사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공모에는 특히 ‘김재철 체제’ 인사들이 대거 사장 공모에 지원해 주목을 받고 있다.

2012년 문화방송 노조원들이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벌인 170일간의 파업 당시 기획홍보본부장으로 ‘김재철의 입’으로 불렸던 이진숙 지사장은 지난해 3월 방문진에서 해임안이 가결되자 사퇴한 김재철 전 사장의 핵심 측근이다. 이 지사장은 지난해 5월 워싱턴지사장으로 발령받았다.

현재 이 지사장은 파업 당시 비리 의혹을 받는 김 전 사장을 적극 두둔했고, 다른 지원자들과 비교해 경력의 무게감도 떨어져 구성원들한테서 신임을 받는 편이 아니다. 하지만 그가 유력하다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특히 지난 10일부터 사장 공모 일정 종료 다음날인 22일까지 휴가를 내고 귀국했는데, 정치권이나 방문진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기 때문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방문진 이사회는 여당추천 이사 6명과 야당 추천인사 3명으로 구성돼 있어 여권 이사진의 판단이 결정적이다.

하지만 이 지사장의 ‘발탁’이 현실화되면 사내 반발뿐 아니라 정치적 논란까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선을 두 달여 앞둔 2012년 10월8일 최필립 전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만나 정수장학회의 문화방송 지분 매각을 논의해,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도움을 주려 한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큰 파문이 일으킨 바 있다.

이진숙 워싱턴 MBC 지사장. ⓒ tvN
이진숙 워싱턴 MBC 지사장. ⓒ tvN

이 지사장과 함께 김 전 사장 측근으로 분류됐던 MBC플러스미디어 안광한 사장과 MBC C&I 전영배 사장도 눈에 띈다.

안 사장은 김재철 사장 퇴진 후 부사장으로서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안 사장은 MBC본부의 170일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을 대상으로 인사위원회를 주재해 징계를 내렸다.

또한 전 사장은 지난 2009년 보도국장 시절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 교체를 강행하자, 기자들이 집단 제작 거부했다. 당시 전 국장은 스스로 물러나면서 사태가 일단락된 바 있다.

‘김재철의 사람들’이 대거 MBC 사장에 공모한 배경으로는 김 전 사장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김종국 현 사장 교체 분위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최근 공석인 대구문화방송 사장 선임을 추진했으나 방문진에서 문화방송 사장 선출 뒤로 미뤄 ‘불신임설’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MBC 내부에서는 파업 참가자 해고·징계 무효 판결, 노조 상대 손해배상소송 기각으로 김 전 사장 체제의 부당성이 확인됐는데 그 측근들이 사장을 하겠다고 나선 것은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재훈 언론노조 MBC본부 홍보국장은 “사장 지원자를 보면 김재철 체제 군위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MBC는 김재철 체제 이후 4년 동안 내리막길을 걸었고, 이제는 공정방송을 떠나 국민적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촉발한 김재철 체제 군위들이 사장을 지원한 현실이 무척 개탄스럽다”고 <PD저널>에 말했다.

그는 “사장 선임 절차에 앞서 ‘청와대 낙점설’이니, ‘메시지를 받았다’느니 하는 내용이 돌고 있는데 사장 선임 구조의 문제에 대해 굉장히 절망스럽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도 “청와대에서 낙점하겠죠.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힌 그분의 성격상 이진숙이 될 가능성이 높겠네요”(@phi****), “자신을 고속승진시켜준 분을 위해 그분의 비리를 몸소 깨끗하다 항변하시다 이제 그분을 대신해 사장으로 오르려는 이분!”(‏@inh****), “이진숙, 정권에는 득이 될지는 몰라도 국가의 득은 글쎄”)(@kgy****), “김재철에게 충성한 이유가 이것이었나?”(@jir****)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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