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회가 이번 MBC 보도국 인사 단행에 대해 ‘편파보도’의 주역들이 요직을 차지했다고 비난하며 김종국 사장에게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의 임명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MBC 내부에서도 이번 인사 발령에 대해 비판적인 평가를 내고 있어 MBC의 정상화에 대한 우려가 지적되고 있다.

지난 22일 MBC는 김장겸 보도국장 인사를 단행했다. 앞서 김 보도국장은 정치부장 시절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박사논문 표절·사찰 의혹을 편파적으로 보도했다는 비판으로 MBC 기자회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는 해당 보도에 대해 법정제재인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MBC 기자회는 24일 성명을 통해 “김장겸 보도국장은 기자들의 제작거부와 파업의 근본적 원인”이라며 “김장겸 당시 정치부장 체제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온 편파, 왜곡 보도는 일일이 열거할 필요조차 없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어 “김 사장은 처음부터 MBC를 변화시킬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이번 인사발령으로 여실히 보여줬다. 조직에 새 바람을 넣고 뭔가를 해보자는 진심과 설득력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신망도 없고 편파성으로 가득한 인사들을 뉴스의 최전선에 앉혀놓고 공정방송을 하자는 게 대체 앞뒤가 맞는 소리인가”라며 권재홍 보도본부장과 김장겸 보도국장 임명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 지난해 파업 중인 노동조합 ⓒMBC 노조

김장겸 보도국장의 인사 단행 외에도 이번 MBC 보도국의 인사 발령은 부적절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인사들이 차지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3일 정치부장으로 발령난 박승진 부장은 김재철 전 사장 해임 이후 허태열 비서실장과의 오찬에서 “정치색 있는 노조와 무관한 사람”이 사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박 정치부장은 논란 당시 <미디어오늘>에 “허 실장이 의도를 갖고 물어본 것도 아닐 테고 (현재 MBC) 사장이 공석이니 그렇게 물어봤을 것이고 나 역시 원론적 입장에서 말한 것”이라며 “사장이 없는 상황에서 당연히 화제를 삼을 수 있는 내용이어서 개인적으로 해준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박 정치부장과 허태열 비서실장의 이같은 발언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재철 전 사장이 해임된 후 MBC 정상화를 위해 공정한 인사가 차기 사장으로 선임돼야 한다는 여론이 모아지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미디어오늘>은 박승규 특임국장도 편파보도의 책임자로 분류된다고 보도했다. 박 국장은 사회1부장 시절 ‘김문수 경기도지사 119 논란’을 보도에서 누락시켜 김장겸 국장과 함께 지난해 기자회 제작거부를 촉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김효엽 MBC 기자회장은 <미디어오늘>에 “김장겸의 보도왕국이 세워졌다. 김재철 체제에서의 편파보도 책임자들이 오히려 더 책임 있는 자리로 갔다”며 “편파보도 기조가 더 굳어질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이어 “김종국 사장은 ‘직을 걸고 공정방송을 실현하겠다’고 말하면서 김장겸 정치부장을 보도국장으로 앉히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SNS에 “MBC는 방송사업 버리고 ‘재철소’ 되겠군요. 포스코 라면사업부와의 경쟁이 볼만하겠네요.”라는 촌평을 날렸고, 허재현 한겨레 기자는 “김재철 떠나니 김재철류가 장악”이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뉴스를 접한 후 SNS에서는 “또 5년간 MBC뉴스는 시청할 수 없을 것 같네요. 5년후에는 가능하겠죠”(smil*****), “재철소도 아깝다. MBC는 쓰레기 하차장입니다”(ine*****),“오래도록 사랑해 왔던 MBC 몰락이 마음 아프네요. 우리집에 티브이가 다시 놓이게 될 날은 언제쯤일까요”(marc*******) 등의 글들이 게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