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기름 유출 주민 앞에서 ‘코 막은’ 윤진숙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는데..” SNS “상식 뛰어 넘어”

설 당일인 지난달 31일 전라남도 여수에서 바다로 유출된 기름이 확산된 가운데 방재작업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의 사진이 화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다에 유출된 기름은 바람을 타고 사고 현장에서 4km가량 떨어진 삼일동 신덕마을 앞 방파제까지 떠밀려와 바다를 오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는 싱가포르 선적 16만4천169t급 유조선이 부두에 접안을 하던 중 육상에 설치된 잔교에 부딪치면서 원유가 바다로 유출됐다.

잔교에는 여수산단 내 석유업체와 연결된 송유관 3개가 있었으며 충돌로 모두 파손돼 관 속에 남아 있던 원유가 그대로 바다에 흘러들었다.

해경은 사고가 나자 송유관을 막은 뒤 방제정 등 16척과 헬기 1대를 동원해 긴급 방제 작업에 나섰으며, 여수해양항만청과 민간 선박 등 70여척도 현장에 출동해 방제작업을 벌였다.

송유관에서 흘러나온 기름은 600여m 앞 해상까지 산발적으로 흩어졌으며 해경은 오일펜스를 치고 유흡착제를 사용해 기름을 제거하고 있다.

여수시 공무원과 마을 주민 등 1200여명도 기름 제거작업에 총력을 벌였으나 사고 해상을 중심으로 기름막이 10㎞가량 퍼지면서 양식장 등의 추가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번 사고 지역은 지난 1995년 시프린스호 기름유출 사고가 일어난 곳이어서 어민들은 20년 만에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특히 피해가 가장 심각한 곳은 사고 현장에서 4㎞가량 떨어진 신덕마을 해변이다. 신덕마을은 260여 가구의 어민들이 128㏊의 공동 어업구역에서 바지락 미역 톳 우럭 등을 양식하고 있다.

여수 해양경찰서는 2일 사고 해상을 중심으로 길이 4㎞, 폭 1㎞에 이르는 피해 해상에서 방제 작업을 벌여 유출된 기름의 80% 정도를 제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 아이엠피터 블로그
ⓒ 아이엠피터 블로그

이러한 상황에서 1일 신덕마을 피해현장을 찾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피해 주민들 앞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윤 장관은 사고 발생 하루 만에 현장을 찾아 피해 주민들로부터 늑장 방문 등에 따른 거센 항의를 받았다.

또한 윤 장관은 피해 주민들 앞에서 기름 냄새를 피하려 손으로 코를 막고 입을 가리는가 하면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는데...”라고 발언해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한 마을 주민은 “장관이라고 하는 사람이 사고 난 사람들에게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는데···’라는 말이나 하려면 여기는 왜 왔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네티즌들도 “상식을 뛰어 넘는 그녀. 기회주의자들에게는 답이 없네요. 국민의 삶이 있거늘!”(@kb_****), “장관이 기름유출 현장에서 냄새가 난다고 코를 막은 모습도 문제이지만 아직 해양수산부와 정부는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mer****), “박근혜가 국민마음에 상처 주는 발언에 책임을 묻겠다고 한 지 얼마 됐다고 코막고 헛소리를 하는가”(‏@mar****)라며 윤 장관을 비판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사고 직후 관계 부서로부터 ‘지난 2007년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와 비교할 때 양이 얼마 안 되고 해경, 지자체 인력 200여명이 동원돼 1차 방제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됐다’는 보고를 받으신 상태였는데 현장상황은 그것보다 심각해서 위로차원에서 하신 말씀”이라며 “전체 맥락에서 이해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말씀이었는데 왜곡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상 최대의 카드사 개인 신용정보 유출사태와 관련해 책임론이 불거지자 “어리석은 사람이 책임 따져···”, “소비자도 신중해야···”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 마음에 상처를 주는 적절치 못한 발언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고위 공직자들의 신중한 ‘언행(言行)’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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