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 대표와의 ‘3자 국회회담’을 민주당이 고심 끝에 13일 수용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회담의 형식보다는 그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국정원 개혁 등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담보되는 회담이 돼야 할 것”이라며 “어제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내용은 합의를 거친 결과가 아니다. 이제까지의 관례를 벗어나서 이번 3자회담에 대한 사전협의가 필요없다는 것이 대통령의 입장이라면 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독재정권의 악습에서 벗어나 진정한 민주주의자로 통합주의자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란다”며 “그러기 위해서 지난 대선을 전후해 벌어졌던 국정원 대선, 정치 개입에 대해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확고한 청산의지와 결단을 보여줘야 한다”고 국정원 개혁을 강조했다.

앞서 12일 박 대통령은 대치 정국 해소와 국정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와 함께 3자 회담을 16일에 열자고 제안했다. 여당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민주당은 회담 의제에 국정원 개혁 문제가 포함되는지를 놓고 입장 표명을 유보했었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엄중한 현재 정국을 여야 영수 간 진지한 회담을 통해 해결해 주길 바라는 국민들의 뜻과도 간극이 있는 태도”라며 “국정원 개혁을 통한 민주주의 회복 방안이 회담의 주요 의제가 돼야 할 것이다”고 입장 유보의 뜻을 밝혔다.

▲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그러나 민주당이 수용 의사를 밝히며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의도 ‘빅 이벤트’가 극적으로 성사됐다. 이에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오는 16일 국회에서 박 대통령이 국회 의장단과 여야 대표들에게 최근 러시아·베트남 방문 결과를 설명한 뒤, 3자회담 형식으로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수용 소식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유일호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이번 회담을 계기로 과거의 정쟁은 뒤로 하고 빨리 국회를 정상화 해서 민생 회복을 위해 여야가 같이 노력하자”며 “박 대통령이 허심탄회하게 무엇이든 얘기하자고 했으니 모든 의제를 갖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정치권이 모두 합심해 노력하자”고 밝혔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국정 전반에 걸친 모든 의제를 논의하는 생산적인 회담이 되어야 한다”며 “국정원 개혁 문제를 포함, 민생현안을 폭넓게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