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이게 이유가 되나! 모두 한심한 초딩 수준”
지난 2007년 이후 6년 만에 성사될 예정이던 남북 당국회담이 개최를 하루 앞두고 무산됐다. 수석대표의 ‘격(格)’에 대한 양측의 이견 때문이다. 양측의 ‘기싸움’이 대화 결렬까지 이르게 해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11일 오후 7시 30분께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북측이 우리측 수석대표의 급을 이유로 들며 대표단의 파견을 보류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다”고 전했다.
남북 양측은 이날 오후 1시께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각 5명의 대표단 명단을 교환했다. 남측은 수석대표로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북측은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국장을 선정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은 우리 정부가 제시한 수석대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 양측간 전화 협의가 계속됐다.
김 대변인은 “9일부터 10일까지 실무접촉 이후 우리측은 북측에 대해 당장 명단을 알려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북측은 명단의 동시교환을 고집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북측은 우리측이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교체한 것은 남북당국회담에 대한 우롱이고 실무접촉에 대한 왜곡으로서 엄중한 도발로 간주하고 북측 대표단 파견을 보류한다면서 무산 책임은 전적으로 우리 당국에 있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북한의 이런 입장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남북 문제를 책임지고 협의·해결할 수 있는 우리측 당국자인 차관의 격을 문제 삼아 예정된 남북 당국간 대화까지 거부하는 건 전혀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 “김양건은 1.5, 장관급은 1.0, 차관급은 0.5.. 결국 맞는 사이즈가 없어서 무산됐다는 얘기. 정말 유치해서 못 봐주겠네. 얘들아, 신발 맞추냐”라며 “북, ‘김양건은 1.5급’ VS 남, ‘김양건은 1.0급’. 북, ‘강지영은 1.0급’ 남, ‘강지영은 0.5급’. 남과 북이 김양건과 강지영에 대해 0.5의 시차를 보이는 현상”이라는 글을 올렸다.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격도 중요하지만 본질이 중요하다”며 “결국 조정합의해서 회담은 성사된다”고 전망했다.
남북 회담 결렬 소식에 네티즌들 포털 사이트 실시간 댓글과 트위터 멘션 등으로 실망감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bdm******)은 “한국인들은 너 나이가 몇 살이야 몇 학번이야? 선후배도 몰라! 하는 비본질적인 내용을 갖고 자주 싸운다”며 “격낮추기는 애초 북한의 카드로 예상된 것이었지만 통큰 협상자세가 아쉽다”는 글을 올렸다.
이 밖에도 “남북 회담의 무산을 보면서 상대방에게 양보나 배려 없는 아집이 박근혜의 프로세스인가? 몇 년 만에 만났는데 ‘격’이 필요했는지 묻고 싶다.. 한걸음부터 조심스럽게 나가야 하는데.. 남북 모두 한심한 초딩 수준이었다”(jum***),
“못 믿을 북한. 남북장관급회담을 별 이유도 아닌 걸로 무산시키다니..”(dans******), “이번 회담 크게 기대했었는데 ‘격’문제로 무산되다니 실망스럽다. 처음부터 진정성이 없었나? 남북은 언젠가 하나 돼야 하는데 언제나 불신의 벽이 녹아내릴지?”(sara********) 등의 다양한 반응들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