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5명은 장관급인데…통전부 장관 고집하다 화가 온 것”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것에 대해 12일 “6년만에 모처럼 찾아온 기회였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정상회담, 북한과 중국간의 대화, 또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한국, 일본을 다녀가며 분위기를 다 만들었던 건데”라며 이같이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유가 됐던 수석대표의 격 문제에 대해 이 전 장관은 “격을 가지고 자꾸 얘기하면 상대방에 대한 인격적 내지는 불신 같은 게 든다”며 “북의 사회 구조는 우리와 정말 다른 사회구조”라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예를 들어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도 칭호가 정치국장이지만 인민군의 총 대표이며 김정일의 최측근”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이 이번에 수석대표로 내세운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국장에 대해 이 전 장관은 “검찰청장이 법무장관 산하에 있지만 장관급 아니냐”며 단순히 서기국장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회담할 때 대표를 5명으로 한다는 것은 장관급 회담이다. 보통 차관급 회담은 3명이다”며 이 전 장관은 “거기에 북측에서 내놓는 것이 상급대표로 하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수평적으로 저게 국장이니까 국장이다 이렇게 보는 것은 잘못됐다”고 사실상 장관급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 전 장관은 “처음부터 김향권 통일전선부장의 이름을 내놓고 시작하니까 얘기가 어려워진 것 아니냐”며 “통전부라는 조직 자체가 우리에게는 없다, 당의 조직으로 통일부와 국정원 정도를 더해 놓은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으로 북한이 “우리가 김향권을 내보낼테니 남쪽은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나와라고 하면 우리가 뭐라 하겠냐”고 반문했다.
이번 회담 무산의 이유로 이 전 장관은 “강지영 서기국장을 차관이라고 규정하고 우리가 김남식 차관을 내보냈다”며 “규모가 5명인 경우 장관급을 얘기하는 것이고 우리가 당국자 회담이라고 새로운 체제를 가지가 간다고 하면서 결국 김향권 통전부장관을 고집하다가 이런 화가 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이 전 장관은 “남쪽도 그렇지만 북쪽도 6년만에 모이는 모임인데 모임 자체 성격을 생각해서라도 응하는 거지 저렇게 회담을 깨고 나가는 것도 잘못”이라고 북한을 비판했다.
다시 재개 가능성에 대해 이 전 장관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며 “국제사회 계기나 우리 정부의 메시지, 상황 변화가 있어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