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반려 등 어려움 겪어…“섹스 영화라면 투자하겠단 사람은 많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마지막 위안부>가 올 가을 개봉을 목표로 제작되고 있다.
그 동안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를 비롯해 최근 개봉한 ‘그리고 싶은 것’ 등 위안부 문제를 소재로 한 장편 다큐멘터리가 선보여지긴 했지만 본격적인 극영화로 제작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지막 위안부>는 과거 일본군 위안부로 유린당한 여성들의 아픔을 적나라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기획됐으며, 실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 10년 간 취재한 자료를 토대로 시나리오가 만들어졌다.
제작사 트윈미디어의 임기환 대표는 영화 제작 취지와 관련 ‘go발뉴스’에 “이 영화는 일본을 비판하기 위한 영화가 아니다”면서 “여성의 성을 유린한 뼈아픈 과거가 분명히 있었는데 이것을 없었다고 하는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할머님들의 아픔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뜻 하나로 감독님 이하 많은 스텝들이 함께 했다”고 덧붙였다.
위안부 문제의 영화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트윈미디어에 따르면, <마지막 위안부>의 시나리오는 사전 심의로 반려됐고 나서는 투자자도 없었다. 역사를 재조명하고 이를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2002년 조선호텔에서 외신기자들을 불러 제작발표회도 진행했지만 중국 정부에서 민감한 사항이라며 또 한 번 반려했다.
이와 관련 임기환 대표는 “투자를 제안하면 투자자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가 너무 민감하기 때문에 잘못하다가는 본인이나 회사가 피해를 받을 것 같다는 것”이라면서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없어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있지만 같은 뜻을 가진 고마운 분들이 투자 해주셔서 어렵게나마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영화 배급이 잘 될지가 가장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 영화 ‘마지막 위안부’ 굿펀딩 바로가기)
이 영화의 극본과 연출을 맡은 임선 감독도 <무비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천인공노할 일이지만, 섹스영화면 돈 대주겠다는 사람들은 많았다”면서 “하지만 내 손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치가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마지막 위안부>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어떻게 인권유린을 당했는지를 철저히 팩트를 기반으로 이야기하려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살아 계신 분들마저 돌아가시고 나면 이 이야기는 수면 아래로 가라 앉는다”면서 “우리 국민도 무관심하고 일본 정부는 적반하장이니 내가 죽기 전에 이 영화를 꼭 만들어서 그들의 한을 풀어주고 싶었다”며 영화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한편, 제작사 측은 정확한 고증을 통해 재현한 위안소 오픈세트장을 평창군 대관령면 차항리에 건립하는 등 당시 시대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위안소 오픈세트는 촬영이 끝난 후 위안부박물관으로 활용될 예정이며 영화의 수익금도 위안부 할머님들을 위해 기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영화 <마지막 위안부>는 이번 달 촬영을 마무리하고 내달 후반작업을 통해 10월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