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LA ‘관용의 박물관’서 일본 향해 ‘진정한 반성촉구’ 메시지
“성폭행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입니다”
일본군 강제 ‘위안부’ 김복동 할머니는 그렇게 자신을 소개했고, 그 한마디에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이어 김복동 할머니는 “적게는 열두살에서 나같은 경우 열네살의 어린 소녀들이 일본의 꼬임에 넘어가 성매매 ‘위안부’로 살았던 것이 과연 일본의 주장대로 자의에 의한 행동이었을까요”라고 반문한 뒤 “일본군에게 강간, 성폭행을 당한 증인들이 이렇게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 있는데 진정한 사과를 해야 인간의 도리이지 않겠습니까? 몇 명 남지도 않은 할머니들이 매주 수요일마다 모여 힘든 몸을 이끌고 일본 정부를 향해 죽을 힘을 다해 싸우는 이유입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29일(이하 미국시간) LA 인근 ‘관용의 박물관(Museum Of Tolerlance)’에서 가주한미포럼(대표 윤석원), 인신매매 피해단체(CAST) 공동주최로 열린 ‘김복동 할머니와 홀로코스트 생존자, 인신매매 성피해자 등과의 만남’은 누가 먼저 말하지 않아도 동병상련을 겪은 이들의 힐링이 저절로 이뤄지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특히 김복동 할머니(88)는 나치전범의 피해자들인 홀로코스트 생존자, 그리고 인신매매 피해여성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전세계를 향해 힘있는 메시지를 전파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해외 최초로 글렌데일시에 세워지는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참석을 하루 앞두고 바쁜 일정으로 몸이 피곤한 가운데에서도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300여명의 참가자들을 설득시키고자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김복동 할머니의 메시지는 강렬하고 통렬했다. “일본 정부 입장에선 솔직히 과거를 부정하고 어물쩍 시간이 흘러 할머니들이 모두 죽고 역사 속에서 잊혀지길 바랄거에요”라며 “하지만 과거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일을 일본이 진정으로 사죄하지 않는다면 영원히 이 일은 해결되지 않을 겁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복동 할머니와 함께 미국행에 오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상임대표는 “전쟁 피해 생존자들이 한자리에서 함께 만난다는 것은 이들의 희생을 잊지 말자는 소중한 의미가 담겨져 있다”며 “한국의 ‘go발뉴스'를 비롯 많은 시민들이 후원해주신 나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글렌데일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는데 일조할 수 있게 돼 무엇보다 기쁘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유대인 홀로코스트 생존자를 비롯해 인신매매 피해여성 단체(CAST)의 회원 다수가 참석해 김복동 할머니를 서로 위로하는 시간을 가져 이를 지켜보는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로네이 화이어스톤 할머니는 “오늘 이 자리에 오기 전까지는 일본이 참혹한 만행을 저질렀는지 전혀 몰랐다”며 “현재 생존해 있거나 혹여 유명을 달리한 ‘위안부’ 할머니 모두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30일 글렌데일시 중앙도서관(222 E. Harvard St. Glendale)에서는 김복동 할머니, 가주한미포럼 관계자, 프랭크 퀸데로 시의원 등 글렌데일 시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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