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포스트(이하 WP)가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및 여론조작 사건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거론하며 “국정원이 정치적 앞잡이(political provocater)가 돼 보수파의 목적을 위해 활동하고 당파적 분열을 키우는 데에 권력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7일 (현지시간) 서울발 기사를 통해 “국가정보원의 ‘인터넷 댓글’ 사건과 뒤이은 2007년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등 서로 얽힌 두 사건을 꿰어주는 실이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 ⓒ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 캡처

신문은 “국정원이 야기한 두 사건이 한국의 분열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국정원 논란이 한국의 분열을 심화시키고 있다. 한국 정치분석가들은 2007년 회의록 공개보다도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더 큰 문제로 본다”고 보도했다.

또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학생들의 저항을 분쇄하는 데 정보기관을 활용했던 역사를 소개하면서 “정보기관이 그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 야권의 주장”이라고 전했다.

<WP>는 그러나 “박 대통령이 지난해 12월부터 논란이 됐던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지난달에야 겨우 단 한차례 언급했다. 자신은 이 사건과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수혜자도 아니라고 말한 것이 전부였다”면서 “박 대통령이 60%안팎의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으나, 일부 시민들은 그의 책임 있는 행동과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며 전국에서 촛불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지난 대선 때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 사이에는 사회·대북정책 이슈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 뒤 국민 통합을 약속했지만 6개월이 넘도록 (통합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와 관련 “한국에서는 정보기관이 누설자(leaker)”가 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