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 기자와 취재팀이 북한을 방문하는 대학생들에 끼어 잠입 취재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네티즌들은 “BBC는 칼보다 펜이 강하다는 걸 증명한 언론”, “서방 불신을 키우는 일” 등 다양한 의견을 보였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은 14일, BBC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파노라마’의 기자 존 스위니를 포함한 취재팀 3명이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런던정치경제대학(LSE)의 학생으로 위장하고 국제관계학 관련 학생단체인 그림쇼클럽 학생들로 구성된 방문단에 함께 들어가 북한을 취재했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북한 방문단에 참여한 학생들은 기자가 동행한다는 사실만 알고 있고 ‘파노라마’의 취재인 지는 전혀 몰랐으며 자신의 안전 문제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 ⓒBBC 홈페이지 캡처

이같은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은 “BBC 홈페이지에서는 이 기사를 ‘인간 방패’라는 표현을 써가며 공정하게 객관적으로 보도하더군요. 여러 추문에 쌓였던 BBC가 외부위원회 등을 구성해 자사가 잘못한 일도 공정하게 보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스스로의 치부를 공정히 공개하는 모습을 보며 과연 언론의 독립이란 가치가 얼마나 노력이 필요한 지 알게 됩니다”(크**),

“오만하고 무모한 언론.. 저러다 억류되면 난리치겠지”(노랑바***), “좋게 말하면 잠입취재.. 나쁘게 말하면 간첩. 이런 행위가 북한의 서방 불신을 키우는 일. 옳은 처사는 아님”(창*), “영국을 구한 BBC 아니던가. 적국병사마저 BBC의 보도를 들었고 믿었다는. 칼보다 펜이 강하다란 것을 증명한 언론. 작금의 한국언론에서 난 BBC의 보도정론을 부러워 할 뿐이고..”(싸울**) 등의 다양한 의견들이 잇따랐다.

학교 측은 학생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었다며 BBC의 취재 방식에 대해 비난하며 사과와 방송 중지를 요구했다. 알렉스 피터 데이 LSE 학생연합 사무총장은 “학생들이 북한을 취재하려는 BBC의 교활한 계략에 속았다”며 “사실상 BBC는 학생들을 인간방패로 썼다”고 말했다.

조지 가스켈 교수도 “BBC의 행위는 중국과 아프리카 등 다른 민감한 지역에서 학문 연구를 수행하는 학생과 교수들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난했다.

BBC 측은 스위니가 교수로 위장해 잠입취재한 사실을 시인하며 함께 간 학생들에게 기자가 동행한다는 것과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고지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스위니는 BBC 뉴스에 출연해 “함께 갔던 학생들 다수가 취재 사실을 알았고 프로그램 취지를 지지했다”고 설명하며 방송 내용에 대해 “북한은 가장 극단적인 검열이 시행되는 나치국가다. 히틀러 시대의 독일을 연상시키는 북한의 인상은 아주 공포스러웠고 어둡고 사악했다”고 밝혔다.

한편, BBC는 스위니가 북한 내부를 몰래 촬영한 내용을 15일 밤 방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