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350원 오른 5210원…“빅맥 세트 여전히 불가”

재계 “매우 유감”… 네티즌 “언제부터 소상공인 챙겼다고 생색내나”

2014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7.2%(350원) 오른 5천210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당초 노동계가 제시한 21.6%(5천910원) 인상안 보다 후퇴한 결정이다. “5300원 빅맥 세트도 못 먹는다”는 네티즌들의 푸념에도 사용자 측 대표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어려운 경영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비판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4일 오후 7시부터 시작된 7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을 이같이 심의·의결했다고 5일 밝혔다. 전원회의에는 공익위원 9명과 사용자 위원 9명, 근로자 위원 9명 등 27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이번에 인상된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을 월 단위로 환산하면 주 40시간(월 209시간) 사업장 기준으로 108만8천890원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인상된 최저임금이 저소득에 시달리는 근로자 256만5천명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노동계와 사용자측은 내년도 최저임금 협상을 두고 법정시한을 넘기는 등 진통을 겪어왔다. 노동계 측은 21.6%로 올려 5천910원을 최저임금으로 해야 한다는 인상안을 제시했고, 사용자측의 대표인 경총은 동결안을 내놨다.

양측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진통을 겪다 이날 열린 7차 회의에서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촉진구간 4천996~5천443원의 중간인 5천210원을 최저임금으로 타결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소득분배 악화 개선을 위해서는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하지만 7.2% 인상에 그쳤다”며 “현재 최저임금은 국제기준이나 우리 사회 수준에 비해 터무니 없이 낮아 사회양극화를 가속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4일 서울 논현동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열린 '최저임금 1만원 대회'에 참석한 참가자들. ⓒ'알바연대'
4일 서울 논현동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열린 '최저임금 1만원 대회'에 참석한 참가자들. ⓒ'알바연대'

반면, 경총은 “이번에 결정된 최저임금 인상률 7.2%는 어려운 대·내외 경제여건과 중소·영세기업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총은 “중소·영세기업의 어려움은 애써 외면한 채 노동계의 대규모 장외집회 등 일방적인 주장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은 공익위원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경영계의 당초 동결 제시를 감안했을 때 결정이 크게 진전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네티즌들은 “그래봤자 한 시간 일해 햄버거 세트 하나 못 사먹는다”며 불평과 아쉬움을 늘어놨다. 게다가 경총의 “중소·영세기업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입장 발표에 일부 네티즌은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한 네티즌(한**)은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어려우면 알바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더 어려울 까 생각 좀 해보길”이라고 비난했고, 또 다른 네티즌(견습**)은 “저 최저임금이란 거 받을 수 있는 사람도 매우 유감일걸. 저 금액으로 생색은.. 한 시간 일해도 국밥 사먹을 수 있을까 말까?”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밖에도 “최저임금도 못 줄 바에야 중소기업이라고 하지 말고 노동착취기업이라고 해야지. 노동 착취해서 소비재 만들어 팔면서 다른 건실한 기업과 가격 경쟁 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일 뿐더러 다른 건실한 기업마저 죽인다”(향*), “빅맥은 5300원 역시 한 시간 노동해봐야 빅맥은 사먹지도 못하고 빚내서 사먹어야 하는 구나”(도레미***), “언제부터 전경련과 경총이 중소영세기업과 상공인을 챙겼다고 생색을 내나.. 재벌 아니면 대기업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도깨비***) 등의 비난 의견이 쏟아졌다.

한편, ‘최저임금 1만원’을 주장한 알바연대는 이날 오후 7시 청와대 앞에서 ‘최저임금 350원 인상, 박근혜 정부 규탄 긴급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들은 “350원 인상은 월 7만원 수준으로 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34세 이하 단신근로자 평균생계비의 58%수준에 불과하며 여전히 OECD 평균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대해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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