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처마 기습농성’ 알바연대 7명 연행

‘최저 임금 동결 주장’ 경총 규탄…“경찰이 면담 주선하겠다더라”

14일 알바연대 및 최저임금 1만원 위원회가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에서 사용자단체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한 것을 규탄하며 기습 고공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이들은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직접 준비해 온 사다리를 이용해 기습적으로 처마 위에 올라가 “7년 연속 최저임금 동결주장, 장난하냐 한국경총? 수백억 배당잔치 조세피난 그만하고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으로”라는 플랭카드를 내걸었다. 경찰은 약 3시간의 농성 끝에 이들을 강제 진압했고, 구교현 집행위원장과 고공농성을 벌인 학생들 등 7명을 연행했다.

이날 오전 기습적으로 처마 위로 올라간 ‘알바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시작하자 경총 경비들도 처마 위에 올라 거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이 처마 끝으로 매달리자 경비들은 결국 끌어내지 못하고 철수했다.

‘알바노동자’들은 지난 7일 개최된 최저임금위원회 2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 위원들이 2014년도 최저임금관련 동결안을 제출해 회의가 파행으로 끝났다면서 월 80만원 수준이면 먹고살 수 있다는 주장을 한 것에 대해 규탄했다.

고공 농성을 벌이던 한 학생은 “경영자 회장들이 어떤 생각에서 (최저임금 동결 이야기가) 나오는지 듣고 싶고 묻고 싶어 이 자리에 올라왔다”며 “이미 그 정도면 누구든 먹고살 수 있다고 말했다는데 여기 있는 많은 분들 4860원으로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버스 4번만 타면 한 시간 일한 돈이 날아간다”고 호소했다.

이 학생은 “좀 더 행복하게, 좀 더 여유롭게 살고 싶다”며 “하고 싶은 공부를 맘 편히 하고 싶다. 알바 시간에 학교 수업을 더 이상 맞추고 싶지 않다”고 소리쳤다.

ⓒ'go발뉴스'
ⓒ'go발뉴스'

이들의 기습 시위는 이날 오후 2시에 예정되어 있는 최저임금위원회 3차 전원회의에 앞서 “최저임금 동결안 철회”를 사용자단체들에게 요구하기 위해 이뤄졌다.

기습시위를 벌인 것에 대해 이혜정 알바연대 대변인은 ‘go발뉴스’에 “경찰에 미리 알리고 했다면 못하게 했을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사회의 기형적인 구조를 세상에 폭로하겠다는 원칙을 가지고 시위에 임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1개 중대를 배치했고, 시위가 계속되자 이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소방차 및 구급차도 출동했다. 안전을 이유로 경찰이 매트를 처마 바닥에 깔려고 하자 한 회원은 처마 끝 부분에 가까이 다가가 “매트 깔지 말라”며 “우리를 밀어서 떨어트리려는 것 아니냐”고 위험한 상황을 연출했다.

ⓒ알바연대 공식 트위터
ⓒ알바연대 공식 트위터

‘알바노동자’와의 대치가 길어지자 경찰은 계속해서 자진 철회를 요구하며 경총과의 면담을 주선하겠다고 통보했고, 시위자들은 “경찰이랑 대화할 생각 없다. 우리의 입장만 전달하면 안전하게 자진 철수 하겠다”며 “경총의 대표에게 우리의 뜻을 전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시위가 계속해서 진행되는 데도 경총 관계자들은 무관심했다. 구교현 알바연대 집행위원장은 경찰과의 대치가 계속되자 ‘go발뉴스’에 “경총 관계자가 아닌 경찰이 계속해서 내려오면 면담 주선하겠다고 하더라”라며 “경총이 최저임금 동결 입장을 철회할 때 까지 있을 생각이었다. 고공 농성 중인 참가자들은 끌려 내려오더라도 위에 있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후 12시 10분께 트위터 공식계정(@1000_alba)을 통해 “경찰이 진압을 시도 하고 있다”며 “사람답게 살아보자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마구 잡아들입니다”고 소식을 전했다.

이들은 계속해서 현장 상황을 사진과 함께 트위터에 게시했다. 또, “여기서 뭔일 있었어요? 아니 그냥 최저임금 때문에... 들어가세요 회장님~”이라며 “경찰과 어느 회장과의 대화”라는 글도 게시했다.

한편, 이들을 진압하기 위해 출동한 경찰차와 소방차 등으로 시민들은 버스 정류장 위치를 헤메는 등 불편을 겪었다. 지나가던 한 시민은 “위에 올라간 사람보다 경찰이 더 많아 정신없다”고 불평을 했고, 버스 정류장이 없어 시민들은 인도가 아닌 도로에 하차하는 등 위험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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