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프리랜서 언론인 야스다 고이치(49)가 최근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대해 “소수의 이상한 사람들뿐일 수도 있지만 많은 한국인의 본심이 드러난 것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재일(在日)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재특회)이라는 일본의 반한(反韓) 넷우익 단체에 관한 책을 펴낸 야스다는 이날 ‘인터넷과 행동주의적 우익의 출현’이란 주제의 성공회대 강연에서 일베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야스다는 “재특회와 같은 넷우익 단체는 주장의 논거를 모두 인터넷에서 인용하는 등 인터넷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일베와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재특회가 세력을 확장하는 이유는 사회에 불신이 쌓이면서 속설이나 음모론에 달려들기 쉬운 정서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면서 “결국 그들은 거대한 적과 싸우는 자신에게 취해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야스다는 “재특회가 지난 2002년 인터넷에서 활동을 시작했을 때 언론 등은 지금 일베에 대한 시선과 마찬가지로 소수의 바보가 인터넷 안에서만 떠들고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그들은 소수 바보가 아니라 생각보다 많은 일본인의 소망을 대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야스다는 “언론은 당시 이를 눈치 채지 못했고 이는 무척이나 후회되는 일”이라며 “일베 역시 많은 한국인의 본심이 드러난 것일 수도 있고 어찌 됐든 한국 사회의 일부이므로 시민과 언론이 이들을 제대로 마주하고 진실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재특회의 성격에 대해 야스다는 “보수도, 우익도, 민족주의자도 아니며 단지 인종차별주의자, 배외주의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특회 회원 대부분은 과격한 언동을 제외하면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사람들로 한국이 무조건 싫을 뿐 싸움의 구체적인 이유가 없다”면서 “인터넷에 퍼지는 주장에만 의존해 증오와 원망만으로 자아를 유지하려는 모습이 불행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야스다는 재특회가 기업이나 정치세력에 연계되지 않은 ‘풀뿌리’ 조직이어서 위협적일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고 <연합>은 전했다.

20년 기자 경력의 프리랜서인 야스다는 지난 1년 반동안 재특회를 밀착취재해 ‘거리로 나온 넷우익’이라는 책을 최근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