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구령’에 직원들 착잡…네티즌 “소비자, 불매로 책임지워야”
우리 사회 ‘갑을 관계’ 논란을 뜨겁게 달구었던 롯데백화점 입점업체 여직원 투신 사건이 ‘단순 자살’로 내사 종결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4월 21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서 입점업체 매니저 김모씨(47)가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씨의 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엄마가)백화점의 심한 실적 압박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고, 유족이 공개한 김씨의 휴대폰에는 “그만 좀 괴롭혀요. 대표로 말씀드리고 저는 떠납니다” 등의 문자메시지가 남아있어 ‘과도한 매출 압박’이 자살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그러나 3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사건을 맡은 경찰은 해당 사건을 일찌감치 내사 종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타살이 아닌 자살이기에 조사할 게 없다는 것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자살인지 타살인지 여부만 확인할 뿐”이라며 “자살이 명확하므로 입건 자체가 되지 않고 내사 종결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측의 매출 압박 여부에 대해서도 “그저 실적을 독려한 수준일 뿐”이라고 못박았다고 <노컷>은 보도했다. 고인과 같은 파트에서 일하던 30여 명 가운데 조사에 응한 참고인 두 명이 “일상적 업무 독려였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노컷>에 따르면, 경찰은 당시 쏟아졌던 내부 관계자들의 백화점 횡포에 대한 수많은 증언과 제보 역시 “매장에서 이렇다 저렇다 하는 수준의 얘기를 짬뽕한 ‘카더라 통신’ 아니냐”며 모두 ‘유언비어’로 치부했다.
백화점의 '함구령'에 내부 직원들은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의 한 관계자는 “진술하러 간다는 걸 백화점이 뻔히 아는데 그렇게 진술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바로 표적이 될텐데, 단 한 명도 대기업을 상대로 (진실을)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경찰 관계자도 “백화점이 모르게 하겠다며 진술을 요청해도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던 건 사실”이라며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을 인정했다.
<노컷>은 결국 사회적 공분을 샀던 백화점 매니저 사건은 경찰에 의해 ‘단순 자살’로 마무리됐다며 ‘을’에 대한 ‘슈퍼 갑’의 압박도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청량리점 한 입점업체 직원은 “사건 이후 백화점 측 관리자들이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였지만 다시 매출 압박이 강화되기 시작했다”며 “속상해도 몇십 년 관행이니 어쩌겠느냐”고 토로했다.
네티즌들은 해당 뉴스를 접하고 “슈퍼갑이 법과 권력을 등에 업고 책임을 면피한다면 을인 피해자와 소비자들은 불매로 책임을 지워야한다”(은빛**), “상대가 롯데인데.. 그럴 줄 알았어”(오**), “무전유죄 유전무죄”(Sol***), “사람이 죽어도 안 바뀌면 사람을 죽여서 바꾸는 세상이 되지”(배**), “경찰이 롯데 눈치 보는 것 같다. 이 나라의 공권력은 자본가에게는 아주 부드럽게 구는구나? 피고용인에게는 차갑게 대하고!”(잉*) 등의 비난 글들을 잇따라 게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