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니저 CBS서 증언…참여연대 “공정위 조사 요구할 것”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입점업체 여직원 투신 사건 이후, 관련 종사자들의 증언과 제보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롯데백화점에서 근무했던 매니저가 ‘매출 압박’에 대한 상세한 증언을 해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 의류매장에서 근무한 전 매니저는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매출이 없으면 인격이 없다”며 매출 압박과 관련한 가매출 문제 등을 폭로했다.
전 매니저의 증언에 따르면, 보통 매니저는 백화점 직원이 아닌 파견 직원이다. 백화점에 입점한 한 브랜드가 매니저를 직접 고용하고, 이들은 ‘3.4%를 가져가거나 기본급이 있는 경우에는 2%정도를 가져 간다’고 한다.
전 매니저는 “백화점 자체에서 가져가는 마진이 거의 40%다”며 “옷값이 비쌀 수밖에 없는 게 그것”이라고 증언했다. 백화점은 매출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을 더 가져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는 “백화점은 매출이 적은 매장을 빼겠다고 하고, 본사에서는 고용한 매니저에게 실적을 올리라고 요구하니 매니저는 ‘중간 입장’이다”고 밝혔다. 매니저가 ‘매출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다.
또한 그는 “뭔가 하나를 팔아야 되는데 못 팔고 있으면 매니저 심장이 탄다. 사무실에서 전화가 올까봐”라며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지인 카드 등으로 (결제)하고 나중에 취소해 줄 테니까 한 번 좀 빌려주라 이런 식으로 조금은 그렇게 찍기도 한다”고 밝혔다. 당장 매출을 올리기 위한 일종의 ‘가매출’이다.
이들은 실제로 산 물품이 아니기에 ‘다른 카드로 돌리는 것’이라며 ‘취소 재발생’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매니저는 “내일이라도 팔리면 이것을 다른 손님 카드하고 내 것을 취소를 해야 될 텐데 다음 날에도 안 팔리고 매출이 없으면 취소를 못하고 계속 가져가는 게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만두기 전까지 600만원을 결제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직원들이 매주 금요일을 ‘천만원데이’라고 부른다며 “(자살한)직원이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다. 일주일마다, 금요일마다 그렇게 하니 그 사람이 어떻게 버티느냐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백화점들의 ‘가매출 압박’에 대한 증언은 온라인 상에서도 계속됐다.
한 네티즌(rai********)은 “일 년에도 몇 번 있는데 이러니 저러니 쉬쉬하고 덮는다. 올해도 1월에 다른 점 자살 있었다. 조직 분위기 험악하죠”라며 “매출이 인격 맞구요. 욕하면서 매출 쪼는 분위기. 인신공격 폭언.. 말 그대로 상상이상의 인격모독. 손님 진상은 차라리 약과죠. 사람 숨도 못 쉬게 못 살게 해서 가매출 찍어 놓으면 이거보라고 이러니까 매출 오르지 않냐고 하면서 쪼아야 정신 차린다고.”라고 밝혔다.
또 다른 네티즌(내이*****)은 “지방 쪽 ○○백화점에서 10년 넘게 매장 운영했습니다. 백화점 브랜드 샵팀장 언니들 작게는 수천만원 빚에서부터 억대 빚 비일비재함.”이라며 “살인적 연결고리가 되어있고 매출이 인격! 매출 없으면 개만도 못함. 명절 때 마다 백화점 상품권 200~300만원씩 의무적으로 사야함” 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강규혁 위원장은 ‘go발뉴스’에 “민주노총에도 고발 같은 게 많이 들어오지만 신분이 노출되는 경우 크게 불이익을 당한다. 일절 언론 접촉을 못하게 하고 걸리면 알아서 하라는 등 협박 들을 해 놓았다더라”며 “이런 심각성에 공정위에 고발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 소비자 불매운동 등 집단적인 대응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김철호 변호사는 ‘go발뉴스’에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위반된다. 2012년도 신법이다”며 “과거 (주)세이브존리베라가 가매출 설정 판매목표가 위법하다고 해 과징금 5000만원을 부과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주)세이브존리베라가 납품업체들에게 판매목표액을 부여하고 미달 금액을 가매출로 잡아 판매수수료를 공제한 행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4호’의 판매목표 강제행위로써 위법하다고 판단해 과징금 5,0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김철호 변호사는 “계속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구조가 불거진 것이다. 유가족들과 공정위에 함께 롯데백화점 측을 신고하려 한다”며 “사람이 죽고 문제가 있는 만큼 공정위에 전체 백화점 내에서의 매출 강요 부분이 있는지 등 조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롯데백화점 본사 측은 ‘go발뉴스’에 “담당자들이 모두 회의 중이다. 1~2시간 후에 다시 걸어 달라. 아직 공식입장은 없다”며 “CBS에 출연한 사람은 발언 내용으로 볼 때 매장 매니저로 파견직원인 것 같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