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엥겔지수’ 최고치…백화점 ‘명품매출’ 최고치

물가상승에 식비 부담도 늘어…전문가 “양극화 너무 심해”

지난해 저소득층 엥겔지수가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팍팍한 서민 생활이 구체적 수치로 드러난 가운데 유명 백화점들이 최근 벌인 해외 고가 브랜드 할인 행사에서 매출 최고치를 기록했다. 25일 박근혜 정권의 출범과 맞물려 양극화가 더욱 심화된 한국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저소득층의 엥겔지수가 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 버는 돈보다 먹는 비용이 늘었다. ©KBS 캡처
저소득층의 엥겔지수가 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 버는 돈보다 먹는 비용이 늘었다. ©KBS 캡처

26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전체 소비지출은 월평균 125만 4583원으로 전년에 비해 2.9% 늘어난 반면,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를 사는 데 쓴 비용은 26만 771원으로 3.4% 증가했다.

이에 따라 엥겔지수(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용이 자지하는 비중)는 20.79%로 전년 20.7% 보다 더 악화됐다. 이는 2004년 20.8%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외식 증가 추세를 고려해 일반 식당, 배달 음식 등에 쓴 비용인 ‘식사비’까지 포함하면 1분위의 실질적 엥겔지수는 30.87%까지 오른다.

대조적으로 소득 상위 20%인 5분위 엥겔지수는 같은 기간 11.83%에서 11.59% 낮아졌다. 1분위와 5분위의 엥겔지수는 2배가량 높다. 이는 저소득층의 먹을거리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 한신대학교 경제학과 강남훈 교수는 ‘go발뉴스’에 “현재 양극화가 너무 심한 상태다”며 “국민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시장만능주의적인 경제정책과 정부통신혁명으로 벌어지는 기술변화의 통합으로 지구화 되어가는 경향”이라며 “양극화가 줄이기가 매우 어려운 상태”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기본소득 같은 정책이 모든 계층을 대상으로 실행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최근 백화점의 고가 브랜드 매출이 늘어난 것에 대해 “(구매 대상이 저소득층이 아닌 중산층이나 상위 20%이상 층이라면)고가의 제품 소비가 늘어나는 것도 양극화 현상의 한 부분”이라며 우려를 보였다.

<연합뉴스>는 25일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이 최근 벌인 해외 고가 브랜드 할인 행사에서 각 업체가 매출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행사 기간 동안 각 백화점은 개장 시간 전 부터 수백명의 고객들이 줄을 서는 등 북새통을 이뤘다. 롯데백화점은 22~24일 본점에서 벌인 명품대전에서 역대 최고인 50억원 어치를 팔았으며 지난해보다 매출이 53% 늘었다.

©KBS 캡처
©KBS 캡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본점에서 벌인 명품대전 매출도 지난해보다 34.1% 증가해 역대 최대 매출액을 냈다. 신세계백화점도 이번 명품대전에서 최고 매출을 냈고, 매출신장률은 본점(15~17일) 행사가 26%, 강남점(22~24일) 행사가 66%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관계자는 ‘go발뉴스’에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라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백화점 고가 브랜드 매출 최고치에 대해서는 “소비의 문제는 양극화와는 좀 다른 별개의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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