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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조치 피해자에 ‘존댓말 판결문’ 화제…“간만에 훈훈뉴스”네티즌 “판결문에 감성이 느껴지다니, 법보다 사람”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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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윤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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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5.30  11:31:12
수정 2013.05.30  11:3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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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판사들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서울중앙지법의 한 재판부가 긴급조치 피해자 재심 판결문을 존댓말로 정중한 사과의 뜻을 담아 화제가 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진실로 사죄한 재판부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며 칭찬을 쏟아냈다.

30일 <한국일보>는 성종대씨(56)에 대한 긴급조치 9호 재심 판결문 마지막 문단에 “과거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사법부가 인권의 마지막 보루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큰 고통을 당한 피고인에게 사법부의 일원으로서 깊이 사과 드리고 이 사건 재심 판결이 피고인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이 문단 외에는 다른 판결문처럼 예삿말로 적혀있다.

앞서 성씨는 성균관대 재학 중이던 1977년, 박정희 정권의 긴급조치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뿌린 혐의로 징역 1년6월을 선고 받았고 2011년 2월 재심을 청구한 바 있다.

<한국>에 따르면 ‘판결문에 존댓말을 쓰면 안 된다’는 제한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긴급조치 재심은 물론 일반 판결문에서도 존댓말 표현은 찾아볼 수 없다. 판결문은 공문서인데다 재판부가 직접 피고인에게 하는 말이라기보다 재판부의 판단을 객관적으로 담는다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 ⓒ<한국일보> 인터넷판 캡처

대법원과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한국>에 “검색 시스템의 한계로 모든 판결문을 다 들여다본 것은 아니지만 존댓말이 쓰인 판결문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대법원 재판 예규 ‘판결서 작성방식에 관한 권장사항’에도 판결문은 쉬운 단어와 짧은 문장을 쓰고 형식적 중복적 기재 등을 생략해 간략하게 작성해야 한다는 권장사항이 담겨 있다. 예시로는 예삿말로 쓰인 판결문을 들고 있다.

재판부가 관행을 깬 이유에 대해 판결문을 작성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김환수(46) 부장판사는 “판결문에 지금까지 존댓말을 한 번도 써보지 않았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며 “사과의 뜻을 아예 빼거나 예삿말로 쓸 수 있었지만 ‘사과한다’ ‘기원한다’며 예삿말로 쓰는 것은 사과하는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억울한 고초를 겪은 피고인들에게 사법부를 대신해 사과하는 마음을 담고 싶었다”고 <한국>에 말했다.

‘존댓말 판결문’을 받은 성씨는 “법원이 사과의 뜻을 흔쾌히 표명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용기를 내준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며 “비롯 뒤늦은 사과이지만 진정성이 느껴서 회한이 풀린다”고 반겼다.

네티즌들은 해당 뉴스를 접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 네티즌(둥*)은 “모처럼 훈훈한 뉴스네요. 법보다 사람이 먼저입니다”라며 “인심전심이 느껴진다”고 재판부를 추켜세웠다.

이 밖에도 “아직도 법조계에 존경할 만한 분들이 계셨다니~”(이**), “저런 개념법관 본 좀 받아라”(하늘**), “판결문에서 감성이 느껴지다니.. 이거 새로운 경험이네요. 그나저나 김해시 시장 사과는 했나요?”(숑*), “보상도 중요하지만 이런 진심이 담긴 사과죠. 좋은 선례가 된 것 같네요”(멀라**), “이런 훈훈한 일들이 대한민국에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너숲***), “평소 인격이 아니면 쉽게 할 수 없는 일인 듯”(별*) 등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재판부는 지난 23일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처벌 받았던 성씨 등 4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성씨 외에 다른 3명의 판결문에도 존댓말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네티즌들이 언급한 김맹곤 김해시장은 지난 27일 생림면 봉림리 산업단지 조성을 반대하는 김해교육연대 관계자와 학부모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너희가 뭘 안다고, 함부로 씨부리고, ○○하네”등의 막말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김 시장은 이에 29일 “소양부족으로 사려 깊지 못한 표현을 사용한데 대해 매우 유감이다”며 대시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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