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폐업…野 “與, 홍준표 징계하라”

“국민의 생명·건강권 유린하는 행태” 맹비난

경상남도가 29일 진주의료원 폐업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야권은 한 목소리로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유린하는 행태”라고 맹비난하며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징계를 촉구했다. 여당도 폐쇄 조치에 우려를 표명하며 재고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날 오전 10시 박범권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은 기자회견을 열고 103년 역사를 지닌 진주의료원의 폐업을 공식 발표했다. 경남도는 폐업 발표 전인 오전 9시 진주보건소에 직원을 보내 폐업 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야권은 보건의료역사에서 치욕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강한 비난을 쏟아냈다. 진보정의당 이정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홍준표 도지사는 대한민국의 공공의료와 민생복지를 후퇴시킨 최악의 정치인 중 한 명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알량한 정치적 욕심을 채우기 위해 수백만 경남도민의 건강권을 내팽개치고 한 편의 끔찍한 비극을 연출했던 홍 도지사는 반드시 심판받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심상정 의원은 “홍 도지사의 논리대로라면 진주의료원보다 높은 급여를 받고 노동조건이 좋은 정부기관과 공기업들은 모조리 다 문을 닫아야 한다는 말인가”라며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공공의료를 지키자는 것을 ‘강성귀족노조’로 매도하고 적자타령으로 공공의료의 본질을 호도하며 폐업을 강행한 도지사의 폭주행정은 용납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심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도 폐업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초 폐업 검토 발표 이후 3개월이 지날 동안 박 대통령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일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폐업 사태를 어떻게 마무리하는지는 박근혜 정부 공공의료정책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통합진보당은 이날 10시 30분께 경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홍준표 도지사의 폐업 결정이 “독재적 행위”라며 “공공의료 암흑의 날로 만든 것은 역사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홍준표 도지사의 폐업 감행에 여당도 우려의 목소리를 표명하며 공공의료원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강조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야당이 진주의료원 폐쇄 시에 강력한 투쟁을 예고하는 상황에서 경남도는 오늘 중으로 폐업조치를 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며 “용역을 동원해 강제 폐쇄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유기준 최고위원도 “서민의 의료복지 차원에서 신중하게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며 “노조 측도 일방적인 주장을 하기보다 사태가 왜 이 지경까지 왔는지 돌아보고 현명한 방안을 찾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노조를 압박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에게 홍 도지사의 징계를 요구하며 폐업 반대에 관한 여당의 ‘진정성’을 보여 달라 요구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온 국민의 반대와 공공의료 축소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제멋대로 도정을 일삼는 홍준표 도지사에 대한 징계가 없다면 새누리당의 공공의료 확대정책은 거짓말”이라며 “새누리당이 이를 방치한다면 말리는 척 등 떠미는 한통속으로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진정으로 홍 도지사의 폐업 강행에 반대한다면 당원을 징계하고 지방선거 공청에서 원천 배제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공공의료 확대 방침에 역행하는 경남도에 행정·재정적 패널티를 줘서라도 취소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성명을 통해 진주의료원 지키기 범국민투쟁을 선언했다. 이들은 홍준표 도지사의 정치적 사망을 선고한다며 진주의료원 강제폐업 규탄과 홍 도지사 퇴진 범국민 투쟁에 돌입할 것을 강조했다.

이들에 따르면 전국 34개 지방의료원 가운데 보건의료노조 산하 27개 지방의료원지부장들은 오늘 삭발투쟁을 시작으로 진주의료원을 지키고 지역거점공공병원을 육성·발전시키기 위해 파업을 포함한 총력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보건노조는 “진주의료원은 공공의료 파괴의 신호탄이 아니라 공공의료 강화의 진원지가 되어야 한다”며 “우리는 홍 도지사의 공공의료 파괴와 환자생명권 유린, 노조말살, 독주행정에 맞서 싸워온 각계각층 세력들과 함께 더 완강하고 더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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