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귀족노조 특권 유지용 안돼”…경찰 3개 중대 투입 출입 통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03년 역사를 지닌 진주의료원의 폐업을 29일 공식 발표했다. 경남도는 폐업 발표 전인 오전 9시 진주보건소에 직원을 보내 폐업 신고를 했다.
박범권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10시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십차례 경영개선을 요구하였음에도 자구노력은 전혀 없이, 기득권만 유지하고자 하는 노조원들의 모습에서 진주의료원의 회생가능성을 발견할 수가 없었기에 폐업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 대행은 “진주의료원을 살리기 위해서는 279억원의 누적적자를 갚아주고 매년 70억원씩 발생하는 손실도 보전 해줘야 한다”며 “그런데 이렇게 투입된 세금은 도민 전체의 의료복지가 아니라 강성귀족 노조원들의 초법적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변질되어 사용된다”고 주장했다.
박 대행은 진주의료원에 남아 있는 3명의 환자에 대해 “진료는 계속하겠지만 보호자들은 조속히 다른 병원으로 옮겨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폐업 발표와 함께 경찰 3개 중대 280여명이 투입돼 진주의료원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홍준표 지사는 오후 2시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폐업 배경과 향후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
홍 지사의 폐업 결정에 대해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공의료 확대를 국민에게 공약했던 박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국민에게 주는 선물이 진주의료원 폐업이라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심각한 국민적 저항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의 국정 대처 능력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비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홍 지사는 지난 12월 보궐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러닝메이트를 자처했다”며 “박 대통령은 확실하게 홍 지사에게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 원내대표는 “아울러 보건복지부는 폐업 신고를 수리하면 안된다”며 “전형적인 초갑의 횡포를 정부가 거들면 안 된다. 정부가 거들게 된다면 초갑의 횡포에 부화뇌동하는 공범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보정의당 박원석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홍 도지사는 내년 지방선거 등 차기 선거를 노리고 나름의 업적을 남기고 싶은 급한 마음에 서민공공의료에 대한 대다수 경남도민들의 염원을 짓밟았다”며 “국민 대다수 의견을 무시한 홍 지사에게 결코 정치적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박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그간 말로는 우려를 표하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박근혜 대통령 역시 수수방관하기만 했을 뿐,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대단히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고 규탄했다.
다음은 진주의료원 폐업발표문 전문.
진주의료원 폐업에 즈음하여 도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경상남도진주의료원에서는 5. 29자로 진주의료원을폐업하기로 결정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경상남도와 도의회에서 수십차례 경영개선을 요구하였음에도 자구노력은 전혀 없이, 기득권만 유지하고자 하는 노조원들의 모습에서 진주의료원의 회생가능성을 발견 할 수가 없었기에 폐업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 입장을 이해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진주의료원을 살리기 위해서는 279억원의 누적적자를 갚아주고 매년 70억원씩 발생하는 손실도 보전 해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투입된 세금은 도민전체의 의료복지가 아니라 강성귀족 노조원들의 초법적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변질되어 사용됩니다.
공공의료는 하나의 빌미일 뿐 노조원들에게 신의직장이 된 의료원을 폐업하는 것이 도민 여러분의 혈세를 아끼고 세금의 누수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도민 여러분의 이해를 부탁드립니다.다만, 의료원에서는 직원들의 재취업을 위해 혁신도시 입주기관, 진주노동지청 등과 협력하여 한분이라도 더 재취업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의료원에 잔류하고 있는 노조원 가족 환자 2분과 일반인 1분에 대해서는 진료는 계속하겠습니다만, 보호자께서는 조속히 다른 병원으로 옮겨 양질의 진료를 받을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노조원 여러분께서도 이제 의료원 점거를 풀고 원활한 업무를 추진 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도민여러분, 무엇보다도 서부경남 도민 여러분! 그동안 진주의료원을 이용해 주시고 아껴주신데 대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폐업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해 주실 것을 다시한번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 5. 29
경상남도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