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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국정원 의혹 해결하라”…다시 타오른 촛불 물결‘미친소, 너나먹어!’ 5주년 문화제…“민주주의, 우리 스스로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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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필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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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5.03  14:30:19
수정 2013.05.03  14: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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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발뉴스
“우리 스스로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열정과 여러분들의 형형한 눈빛, 그리고 우리 손에 들고있는 이 촛불만큼은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모여든 사람들의 수는 5년 전 그 날보다 적었지만 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의 말처럼 ‘촛불시민’들의 열기는 여전했다. “미친소 너나먹어!”를 외치는 목소리도 여전히 힘찼다.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5주년을 기념하는 촛불문화제가 2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는 단순히 ‘촛불 5년’을 기억하는 행사를 넘어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방문에 즈음해 미국 측이 요구하는 쇠고기 수입확대를 저지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이와 함께 진주의료원 폐업문제, 비정규직 해고 노동문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등 현재 이슈가 되고있는 사안들의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들과 각계 인사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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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과 정청래 민주통합당 의원, 박원석 의원,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 김희선 전 민주당 의원 등 야당 정치인들과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와 고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 <사상계> 대표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청계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손에는 ‘국정원 대선개입 국정조사 실시하라’, ‘국민이 승리한다’, ‘촛불아 모여라’ 등의 문구가 담긴 손피켓과 촛불이 들려져 있었다. 집회가 시작되기 전에는 다소 빈자리가 눈에 띄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촛불’들이 자리를 메웠다.

정청래 “원세훈 즉각 구속수사해야…혼자라도 청와대 가겠다”

집회는 예정시간인 오후 7시를 조금 넘겨 시작됐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의 시작을 연 것은 장호권 대표였다. 얼마전 장준하 선생의 사인규명과 겨레장을 치른 장 대표가 무대에 오르자 시민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장 대표는 “촛불 여러분이 진정한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격려했다.

장 대표에 이어 연설에 나선 이는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해 투쟁중인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었다. ‘진주의료원 지켜내라’는 문구의 피켓을 들고 무대위에 오른 유 위원장은 그간 진행된 진주의료원 사태에 대한 설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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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위원장은 “공공병원은 민간병원 진료비가 천정부지로 비싸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면서 진료비를 싸게 받기 때문에 병원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 적자를 ‘건강한 적자’라고 부른다”며 “진주의료원 문제는 적자 때문에 공공병원이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적자’를 지켜내고 10%도 안되는 공공병원을 지켜내고 확대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광우병 전문가’인 우희종 교수는 “일본이 미국과 쇠고기수입협상을 했는데 몇 달전 일본과 미국이 맺은 수입조건은 30개월 미만인 조건”이라며 “정부나 이런데서 100억을 넣어야 노벨상 수상자를 만들 수 있다고 떠드는 상황인데 노벨상 수상자가 득실득실한 일본이 과학을 모르고 국제기준을 모르는 나라라서 30개월 미만을 수입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측을 상대로 장기간 투쟁을 벌이고 있는 쌍용자동차 노조와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노조의 대표자들도 무대에 섰다. 김호열 골든브릿지 노조위원장은 “오래 싸우는 동지들이 참많다. 왜 그렇게 오래 싸울까. 분하고 억울하기 때문이다.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이라며 “타협할 것 같으면 굴복하라는 이야기”라고 결의를 다졌다.

   
▲ ⓒ go발뉴스
김 위원장은 “선명한 부정성에 저항하지 않고 타협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평범한 시민들이 길거리에서 촛불을 드는 이치와 같다”며 “평범한 노동자들은 전사도, 활동가도 아니다. 그런 노동자들이 장기간 길거리에서 싸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강정마을 현지에서 해군기지 건설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는 김성환 신부와 미국에서 활동중인 ‘유권자 권리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의 모임’(유권소) 인사들이 인터넷 화상 연결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와 현재 상황을 ‘촛불들’에게 전하는 특별한 순서도 마련됐다.

뒤이어 정청래, 박원석, 김재연 의원이 무대위에 올랐다. 5년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을 맡아 ‘촛불의 물결’을 이끌었던 박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이른바 ‘황제테니스 논란’을 언급한 후 “그는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더 이상 불체포 특권, 면책특권, 불기소특권이 없다”며 “감옥 보내야되지 않겠느냐. 그것이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서 함께 촛불을 들고있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 만들어준 권력의 의미를 최소한이라도 이해한다면 이명박 정권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보장과 남북관계 복원 및 평화유지,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한-미 FTA 재협상, 경제민주화 공약 즉시 이행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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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의원은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 지난해 12월 14일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긴급 기자회견문을 읽은 후 “‘터무니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 문재인이 책임지라’고 박근혜 후보가 이야기했는데 그 말을 거꾸로 해보겠다”며 “너무나 터무니있는 진실과 실체가 밝혀졌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지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국정원 전체 인원과 예산을 밝힐 수는 없지만 어마마어마한 인원과 국민의 혈세를 이런 곳에 불법적으로, 조직적으로 썼다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지금 당장 구속수사해야 한다”며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밀항 가능성까지 있다. 비행기 타고 가려다 실패했으니 이제 배타고 가려고 시도하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정 의원은 “민주당이 힘차게 투쟁하지 못해서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다. 저는 하루빨리 청와대 앞에가서 눌러앉자고 저는 주장하고 있다”며 “박근혜 책임지는 모습, 사과하는 모습을 확보해야 하지 않겠나. 당이 이것을 주저한다면 저 혼자라도 가겠다. 민주당이 좀 더 투쟁할 수 있도록 압박을 가해달라”고 말했다. 시민들 사이에 환호성이 터졌다.

서울 도심 한복판서 함께 부르는 ‘임을 위한 행진곡’

마지막 발언자는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였다. 박 대표는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 처럼 또다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를 확대 도입하는, 그래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팔아먹고 온다면 촛불들이 모두 다 일어나 바로 식물대통령으로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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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지난 5년간 국민촛불은 진화해왔다.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촛불로 발전하고 있다. 철탑위에 올라가 있는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그리고 종탑위에 있는 재능교육 해고자들을 위한 촛불을 함께 든다”며 “야당들이 혹시라도 제 역할 못할 때, 여당이 개판칠때 촛불을 든 국민들이 앞장서서 우리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자”고 말했다.

‘촛불문화제’로 진행된 만큼 이날 집회에는 손병휘 씨와 우리나라 등 가수들의 공연도 이어졌다. ‘다시 광화문에서’, ‘헌법 제 1조’ 등 그간 촛불집회에서 울려퍼졌던 노래가 흘러나오자 시민들은 즐겁게 따라부르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40대 남성 김 모씨(서울 금천구)는 “촛불의 의미가 앞으로 5년, 10년은 더 지속돼야 한다고 본다.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모이는 것이야 말로 민주주의의 꽃이 아니겠느냐”며 “예년에 비해 인원은 작지만 이렇게 모일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는 소감을 나타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완전한 지지를 못받고 있지 않느냐”며 “그런 것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지금 여기서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툭터놓고 솔직하게 ‘잘못된 건 잘못됐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백미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이었다. 정부가 올해 5.18 민주화운동 공식 기념식 공식식순에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포함시키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자 이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었다. 참석자들은 모두 일어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목청껏 함께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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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 전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집회장 건너편 <동아일보> 사옥 앞에 모여 반대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의 손에는 ‘거짓 촛불세력 즉각해산!’, ‘그 촛불 당장꺼라’, ‘촛불공작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문구가 쓰여진 피켓이 들려져 있었다. 60대 이상의 노인들이 대부분이었다. 경찰은 양측 사이에 ‘인의 장벽’을 설치하고 물리적 충돌을 막았다. 보수단체들의 목소리는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계속 들려왔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일부 시민은 한 종편방송의 취재를 저지하기도 했다. 이들은 종편방송 기자의 카메라를 막고 현장에서 떠나줄 것을 요구했다. 경찰과 주최 측 관계자가 나서 상황을 수습했다. 이같은 모습을 제외하면 이날 집회는 별다른 사건없이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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