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날치기 영상’ 확산…“이런 격투기 영상이 가결이라니..”
박근혜 대통령이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진주의료원 폐업 강행과 관련, “국민의 판단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시민들은 “국민의 뜻은 확실하다”며 “국민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폐업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16일 저녁 7시,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된 ‘진주의료원 지키기, 공공의료 강화, 홍준표 날치기 규탄 범국민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은 “진주의료원은 경남도민의 문제만이 아니”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엄마가 청소일, 식당일 등 이런저런 일을 하시면서 여기저기 많이 아프시다. 아픈데도 큰 병이라도 발견될까봐 건강검진도 못 받겠다고 하신다. 치료비 걱정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우리 엄마와 같은 분들이 많으실 거라고 생각한다. 아프면 돈 걱정부터 한다. 의료원은 이익을 추구하는 곳이 아니다. 공공의료는 국가 차원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한다는데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이 실망스럽다."
낮과 달리 꽤 쌀쌀했던 이날 저녁 어린 두 딸과 함께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박진화(34‧강서구)씨는 “TV에서 진주의료원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자세히는 잘 몰랐다”면서 “어떤 내용인지 들어보려고 지나가다가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go발뉴스’와의 인터뷰를 끝낸 직후 등에 업힌 딸이 “집에 왜 가지 않냐”고 묻자 박진화 씨는 “OO가 아프면 병원에 가지? 그 병원을 아저씨들이 없애자고 해서 그거 지키자고 여기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거야”라고 설명해 주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촛불문화제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도민에 의해 당선된 홍준표 도지사가 정작 진주의료원 폐업이란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는 독단적 처리를 강행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구가 고향인 장윤정(24)씨는 이날 ‘go발뉴스’에 “공공의료를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박근혜 대통령의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는 말은 너무 무책임하게 들린다”면서 “더욱 분명한 입장으로 중앙에서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호(29‧마포구)씨는 “경남도가 여러 이유를 대며 폐업을 강행하려고 하고 있지만 결국은 폐업이 목적 아니겠냐”며 “도지사가 도민의 의견을 듣지도 않고, 합의도 거치지 않았다. 이는 공공의료 문제에 있어 중요한 기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에만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아닌, 중앙에서도 이 문제를 책임질 수 있도록 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철탑에 오른 이유에 대해 유지현 전국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오늘(16일)65명의 직원이 명예퇴직‧조기퇴직서를 냈다”면서 “자신들이 적자의 원인처럼 돼가는 것을 보면서 진주의료원이 정상화 됐으면 하는 마음에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홍준표 도지사가 전직원이 사표를 내야 의료원을 폐업할지 말지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면서 “이에 두 명의 노조원이 철탑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2일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날치기로 진주의료원 폐업을 가능케 하는 조례개정안을 통과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나 이날 통과과정에서 임경숙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은 새누리당 동료 의원들이 개정안 통과에 반대하는 강성훈(통합진보당)·김경숙(민주통합당)의원을 구석으로 몰거나 바닥에서 몸으로 누르고 있는 사이 조례 개정안을 상정했다.
이같은 광경을 담은 동영상이 트위터 상에서 빠르게 리트윗 되면서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동영상 보러가기)
트위터에서는 “새누리 하는 짓이 조폭이랑 뭐가 다르냐. 날치기를 밥먹듯하는 못된 버릇은 아직도 개 못 줬구나. 영상을 보니 참으로 분노가 인다. 시민보다 홍준표로군”(@zzu******), “이런 격투기 영상이 법적으로 유효한 조례안 통과 현장이라니. 이 정도면 감금 아닌가”(@thir******), “진주의료원 개정안 날치기 동영상 보면서 한숨만 나온다. 저런 것들을 뽑은 지역 국민이나 정치인이나 그 나물에 그 밥들”(@wak****), “진주의료원 날치기 동영상을 보고 슬픔이 지겨워 눈물도 나지 않는다. 이 나라...아프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head******)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날치기 통과’된 조례 개정안이 가결돼 본회의로 넘겨짐에 따라 18일 경남도의회 본회의를 통과되면 진주의료원은 해산 절차를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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