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어떤 단체도 관여 안해”…협의회 “흩어지면 결국 또 되풀이”
남양유업 측이 대리점협의회와 단체교섭을 통해 대화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이름까지 똑같은 새로운 대리점 단체가 결성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기존 대리점 협의회 측은 새로 생긴 단체가 사측이 유도해서 만든 ‘어용 단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3일 남양유업 대리점협의회는 ‘go발뉴스’에 지점 관계자들이 협회 가입서를 내지 않은 대리점주들을 찾아다니며 도장 날인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 파일을 보내왔다.
21일 녹취된 이 파일에는 피해자대리점협의회 정승훈 총무와 지난 10년간 남양유업 대리점주를 지낸 전 점주(A씨)의 대화 내용이 담겨있다.
이 파일에 따르면 남양유업 북부지점 대리점주들은 20일 회사의 교육장을 빌려 별도의 모임을 가졌다. A씨는 “플랜카드를 차에다 붙여서 우리는 문제 없으니까 불매운동 (하는) 소비자들 자제해 달라(는 내용들을) 차에 붙이고 다니자(더라)”라며 “비용은 (새 단체)회장이 회사에서 타내서 대리점한테 지원해 줄 테니까(라고 했다)”라고 당시 모임의 내용을 설명했다.
A씨는 남양유업 측이 직원은 나서지 않고 회장인 장모씨와 김모 총무를 내세워 지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모임에 나오지 않은 대리점주들에 대해서는 지점 관계자들이 직접 방문해 도장 날인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A씨는 “중간에 어용들이 끼어서 일을 그르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런 일이 아니더라도 재발 되지 않도록 해야 되는데 (어용) 나쁜 사람들이다. 상황 더 안 좋아지게”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김도형 대리점협의회 간사는 ‘go발뉴스’에 “밥그릇 싸움 아닌가. 협의회 회원들 잠을 다 못 잤다”며 “우리를 믿어주면 안될까. 기존에도 이런 협의회가 꽤 있었는데 어용 대리점들이 껴서 협의회를 다 무마 시킨 사례가 있다”고 호소했다.
김 간사는 “이렇게 되면 결국 또 본사에서 밀어내기에 욕설 등 반복될 것이다. 너무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부 언론에 보도된 본사 측과의 2차 교섭 결렬에 대해서 “아직 본사 측에 입장을 전하지는 않았다”며 “얘기를 좀 해보자는 의견도 있어 오후 7시경 회의 내용을 사측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본사 측은 대리점 단체 결성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남양유업 측은 입장 발표문을 통해 “협상대표단을 구성하여 예정대로 협상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피해 대리점 협의회 요구안뿐만 아니라 그 외 천 여명의 현직 대리점들까지 수용할 수 있는 협의안을 24일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양유업 측은 “어떠한 대리점의 단체 결성에도 관여하지 않았다”며 “다른 대리점단체의 결성을 핑계로 피해대리점협의회가 협상에 나오지 않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며 대화로 풀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1일 남양유업 측과 대리점협의회는 첫 교섭을 가졌고 오는 24일 오후 2시 2차 교섭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새로운 대리점 단체는 기존의 대리점협의회와 같은 이름으로 최근 결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전국 450여개의 대리점이 매출 하락 등으로 직격탄을 맞아 대리점 생계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떨어진 매출을 올리기 위한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